어여쁜 눈썹달

문득

안해가선영을찾아가자고

막걸리와사과를준비하고요구르트를

챙겨앞장서길을나서다

선영묘소에살포시내려앉은봄볕만큼이나

내마음이족하다

덕분에조부모님과아버님을뵈오니

이아니좋을씨고

선영에절을하고

길을나선김에안해와봄길을따라간드라이브길

저수지뚝방너머봄산

그위로맑고청명한봄하늘

저수지주변버드나무에

물빛이서리고

고요로운

수면

석등아래잔디에도

노송의송피에도봄볕이따사롭다

커피가

카푸치노면어떻고

아메리카나아닌아무렇케나면

또어떠하랴

과수원능금꽃이

꽃눈을틔우는

이렇게아름다운날

한낮의부드러운햇살이

이마위에따사롭다

돌각담장아래내려앉은봄볕에

간장항아리

된장항아리

고추장항아리

짱아찌항아리가

내밀하게숙성되어장맛더욱깊이드는봄날

장광토담바람벽의

희뽀얗게눈부신봄볕에

눈을맑게씻고걸어넘는봄동산

비행기가하늘을가로질러날아가는소리

아무도없는고요로움을가르면

또그뿐

건너산아래

과수원집에도

그옆축사에도

그위외딴집에도

골고루내리쬐는봄볕

이렇게밝고맑은날

外燈이뭔소용에닿을까

이렇게봄볕따사로운날

탁자에의자가뭔소용에닿을까나

오층석탑이

당당하게서있는

후원에쏟아지는봄볕아래

아지랑이같이서성이는날

윤달을허리춤에끼고오시는봄

짧은초봄하루가기울고

이윽고

하늘복판으로떠오는눈썹달

엊그제돼지인력동창생?에게서

낮달같이걸려온저녁약속전화한통

"선생님,저희입니다."

"그려..어여오니라."

"*빈이와*환이도저녁식사자리에함께가고싶다는데괜찮은지모르것네유."

"그으으럼,괜찮고말고이넘들아."

"선생님감사합니다.흐흐흐~"

안해가게로초대하여

돈까스를나눠먹으면서

고등학교생활이야기를나누는데

내가한마디질문을던지면

서로가나서서자랑으로답변을하려고들

난리숙석들을떤다

고등학교전교석차일등인*빈이넘은

먹는것도일등

듬직하고어른스러워진모습들에

한층귀엽기까지하다

아이들과헤어져

집으로올라오는밤길

잠시서서

하늘중천으로높이뜬눈썹달을무연히바라보려니

방금마주앉았던아이들눈망울처럼

참말로해맑갛게어여쁘게도떴다

마음안뜰에

눈썹달이아름다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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