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시샘하는
칼칼한바람이부는날
겨우내세워두었던
적토마에올라
옛터를찾아
떠나다
길을가다가
또다른길로연하여
마을로드는길을따라
신당마을방향으로길을잡아달리다
곧꽃바람이불어올들판으로
하늘이낮아지면서
바람이차다
원평에서들과마을에사람그림자없는
마을깊숙한길로들었다
문화재표식을따라
가느다랗게이어지는
마을길을가다가서고
이길인가고또가다가서다
길을여쭤볼
누구하나없는
바람만부는마을
어르신을만났으나
적토마의큰굉음조차도
듣지못하시니여쭈기도죄송
다들어디가셨데나
경로당앞길에도사람그림자없다
담장넘어장독대도
마을안길과골목쟁이도
모든사위가고요하기만하다
구불구불산길을따라가다가
길을잃었다
마을을벗어나
과수원을끼고오르며
산골짝이곳저곳을살펴도
여래좌상은뵈지않고찬바람뿐이다
과수원하얀봉지만지천으로널린
과수원집에도아무도없다
더이상갈곳없는
산막이길에
적토마를세웠다
이럴때는못피우는담배라도한대꺼내
하늘로연기라도피워올리고싶다
오오래
십수년을함께달려온
적토마를쓰다듬어매만지면서
산아래를무연히내려다보고앉다
여래좌상의온화한미소를
찾아다시찾아온길
연전에이길로차를몰고들어오다가
길이좁아포기하고돌아섰던길
엊저녁꿈길을달려
새벽녘까지잠못들던
아득한꿈의길
그길끝에서
온화하신여래좌상을뵙고자
바람찬먼길을이렇게달려왔건마는
그피안으로드는길을잃어버리고야말았다
봄시샘
찬바람부는들판에서
적토마馬上에서길을잃었다
후두득,
헬멧쉘드에부딪는
가느다란
빗방울
봄비가내린다
이아뜩한
인간사사바세계에서
피안으로이르는길은어드메쯤이더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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