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 피임약

퇴근하면

우선화장실에서엄니요강을비워다가

방에놓아드리고

장판에온도를따숩게조절하여

요양보호소에서다섯시에오시는엄니를맞는다.

아침에는가지않으시려고떼를쓰시기도하고

심하게회를내시다가

거실에나오셔서며느리에게욕을끌어붓기도하시던양반이

저녁집에오시는시간에는기분이항상좋으시다.

"나약먹었어?"

"금새드렸굼서나."

"그려?증신이다죽어가꾸.헐,헐,"

"야..어여들어가셔서테레비보셔유."

"나피임약줘."

"??"

"어여나약다구."

"여든여덟이신양반이먼피임약이시유?"

"그려?나먹었어?"

이제오십줄에들어선늦둥이막내를어머니가놓으실제

한창산아제한정책이

온나라에퍼져나아갔었다.

속에들은막내를떼려고장독대에서

간장을대접으로떠서벌컥,벌컥,들이키시기도하시다가

그예끈막내를낳으셨다.

그후로새마을운동일환으로

농촌아낙에게피임약을공급하였던것이었는데

치매약과혈압약등속의약을

갑자기그시절의토막기억이살아나

그피임약이떠오르셨나보다.

"애비야,나피임약먹었어?"

"하이구~~울엄니회춘약또드려야지?"

"그려..어여줘."

울엄니

아침저녁으로드시는회춘피임약.

할머니께3동네가떠르르~하게혹독한시집살이를당하신토막기억과

아부지생전의과하셨던약주로인해가세가기울던

그잠재하였던해묵은분노감이

치매에드신요즘들어용수철처럼튀어올라

자식며느리에게심히욕설을하시는가보다.

요즘들어자주

당신대소변을조절치못하시고는

당신스스로속이상하셔서또울상이되시는어머니.

아흐,

이세상에는

울엄니울상좀

쫙,펴지시게

대소변가리시게하는회춘피임약은

좀없을랑가모르것다.

미국씨애틀멀리이민을가서

엄니곁을영원히떠나

이제살아생전서로만나지못할막내가

그좋다는미제회춘피임약을좀부쳐줬으면좋것다.

오늘저녁도엄니는

불초자식이조제해드린

가짜회춘피임약을드시고편히잠이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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