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

안해와
오일장에가서
엄니봄쉐타를하나골랐다
연한쑥색인데
어찌나고운지모르것다
자주색만좋아하시는
어린애같으신엄니가
옷이맘에안드신다고
퇴짜를맞을까염려를했는데
다행으로좋아하신다
엄니주무시는방에들어가
살며시옷을만져본다
곤하게주무시느라
애비가들어온것도모르시고
숨결고르시게잘도주무신다
소변도못가리시고
차를타고장구경을나가고자퍼도
차안에서큰일을보시곤하니
어찌동행치도못하고
저리예쁘게봄날이오는데도
자식며느리앞세워
봄구경도못가신다
왼종일뭐가저리고단하셨을까나
슬몃손을만져보는데
힘줄불거지고
뼈만남으신손
집안에서악역을도맡아
살갑게대해드리지도못하는이노무불초
엄니는모르시리라
속으로애비가얼마나엄니를생각하는지
그예끈왼쪽눈꼬리에서흘러내리는
외줄기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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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
-김영랑-
저녁때저녁때외로운마음
붙잡지못하여걸어다님을
누구라불어주신바람이기로
눈물을눈물을빼앗아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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