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무릎
BY glassy777 ON 4. 12, 2012
세상에서가장안온한할머니무릎
어린날
할머니무릎을베고누우면
읍내에서정오를알리는싸이렌소리가들려왔습니다
마루기둥에스피커에서
조금전에막
[김삿갓북한방랑기]를마쳤습니다
뒷곁돼지감자돋아나는울담아래
토종닭과노닐러노란나비가날아가면
귓속이아득해지면서
고요롭고평온해지곤했습니다
자꾸아득한잠속으로빠져드는것은
할머니의뜻모를노래가
항아리둠벙같이깊어갔기때문이었습니다
간간이콧속으로뒷곁의풀냄새가스쳐갔던가그랬습니다
모로누워마당쪽으로얼굴을돌리면
봉당아래까지놀러온햇볕이눈을간지럽히곤했지요
갑자기온세상이정지하였습니다
고얀히코피가나는듯콧속이알싸해지던
할머니무릎
그리고초가지붕추녀끝으로
흰구름이두둥실떠가면서
잠결로끄등겨가는바람소리
오동산으로황새가
너울너울넘어가면
풀냄새가득피어오르던
할머니무릎
세상에서가장행복했던
할머니무릎의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