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날 길바꿈하는 초동친구

[쌍봉26회이우선사망인천*병원영안실501호]

방금문자로초동친구의부음을전해듣고창밖만바라보고앉아있다.

목련은뚝뚝,땅에떨어지고

벚꽃은막몽오리터뜨리려고하는이봄날.

고인이된우선이를조상한다.

사람이산다는것이참으로허무하다.

아둥바둥이리저리얼키고설킨실타래를풀어가다보면

사는것이사는일이아닌아닌세월이

일생에서많은날들을차지하곤하는것이대다수의생애.

아래로는자식에서부터

위로는부모까지

가장으로신경을쓰고

마음고생을해야만하는것이보통우리네가장의인생.

거기에경제적으로가족을부양하고

교육을시키고성가를시키는일이절대녹록치않은일.

그과정에서얼킨실타래는얼마나많던가.

그러다가귀밑머리에서릿발이들면

건강이이곳저곳에이상적신호가오고그로인한무기력감에

정신을차릴겨를도없이

이사회의구성원에서밀려나내동이쳐지는조로현상에

한숨만깊어지는가장.

언강생심

내몸하나챙기고돌보지못하다가

어느날문득

병원문턱을넘나드는날들이많아지는사이에

몸의병과마음의병이깊어질세.

살아도살아있음이아닌세월을

병원침상에널부러져서보낼세

자식마누라곁에서점차멀어지고

경제적쪼들림에희미한기억을붙잡고침상에서

등짝만들썩이는가련한심사.

나떠나면

남겨질피붙이들의안위가걱정됨에

그생각에죽지도살지도못할

성냥갑속의마음과몸땡이.

무엇을향해달려왔고

무엇을바라살아온생애였는지

애매모호해지는비애감.

그렇게희미해지는기억과눈길로이승에서저승으로

길을바꿔가야할먼길.

어찌눈을감을까.

차마감아지질못할무거운눈꺼플.

벚꽃이한순간에피었다가

화르르!~떨어지는낙화같은순간의찰라같은이승.

잘가라친구야!~

친구야,

어린날우리많이사랑했쟈?

[쌍봉26회이우선사망인천*병원영안실501호]


쉬잊으리라


그러나잊히지않으리라

가다오다돌아보는어깨너머로


그날밤보다남은연정의조각

지워도지지않은마음의어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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