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향로불꺼진밤에애태운지몇번인고
앞산저문빛은그린눈썹흡사하고
저녁녘저문구름일산처럼퍼졌는데
비단장막원앙금에짝지을이누구던고
금비녀반만드리워퉁소나불었더니
애닯다세월이란이다지도빠르던가?
마음속깊은시름답답하기그지없네
등불은가물가물낮게두른병풍속에
눈물진이몸을이뻐할이누구던가?
즐거울사이밤에
피리불어봄은오고
쌓이고쌓인원한후련히가셔주도록
가느다란금루(金縷)가락에술잔을기울이네
한스럽다그옛날생각하면애닯아도
이밤에도수심을안고외로이살수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