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잎 피는 산촌

민들레홀씨같은마음으로남녘으로먼여행길에오르다

복사꽃어여쁘게피는길

선산에도봄

밭둑에도봄

눈감고그리워하는누구나의고향마을에도눈부시게맑은봄날

어머니를부르면행주치마에손을씻고함박웃음지어주실고향마을

그뒷동산에속잎이피어나고

푸름청청산마루에도속잎이피고

구들장뜨근히등을뎁혀주는황토방

봄농사를준비하는농기구가기지개를켜는봄날

냇물흐르는소리다시들려오는골짝으로

복사꽃이피었다고일러라

도화끼요염히아름다운봄날

멍하니건너다보는봄

여울물소리귓가에청명하니

복사꽃더욱붉어가는봄날

속잎어여삐피어나는山村의아름다움에

잠시눈물한줌보태다

仙景에는드는봄날의마음

계곡을흐르는물소리에귀씻이를하는이강산落花流水

봄날이가시는고야

흐르는봄날에흰구름쫓아가는길나그네

어느이름없는마을에들어촌사람의마음이었다가

어느산자락에산사람의마음이었다가

산벚피는밭머리에농부의마음이었다가

꽃을따라가는마음이아름슬픈봄날

길나그네의하냥없는여수

꽃이마음으로다시길을떠나는나그네심사

꽃가지에얹어보는마음도모르고

눈부시게아름다운봄날은간다

여기가어느산마을이냐

뒷동산조상님모시고논밭일구며살아

가난한담장에기대어봄노래를부르리라

목이마르면막걸리받아다가친구불러한잔하다가

늙으신어머니께보약한재지어드리는불효자식이되어도좋으리

봄농사를준비하는느릿한나날

꽃그늘아래쉬어가리

꽃그늘둔덕아래

속잎피는산자락아래

싸리꽃피는밭둑아래

봄바람불어오는꽃그늘아래

푸르른가로수길을봄날을따라가는길나그네

어디인지모를산마을을무심히지나가는봄

부지런한농군의기름진밭을지나

봄풀이돋아나는마을어귀에서잠시쉬었다가

짧게왔다가는이봄을탄식하노라

이꽃길이끝나는곳이어드메인고

가도가도끝이없는전라도길

봄날이왔는듯여름으로드는初夏

산마을에엎디어몇날을산야초나캐며살고지고

나물을캐다눈을들어보면하늘과맞닿은산마루를바라보며

박목월의시를읊조리는봄날

산이날에워싸고

씨나뿌리고살아라한다

밭이나갈고살아라한다

어느산자락에집을모아

아들낳고딸을낳고

흙담안팎에호박심고

들찔레처럼살아라한다

쑥대밭처럼살아라한다

산은날에워싸고

그믐달처럼사위어지는목숨

구름처럼살아라한다

바람처럼살아라한다

복사꽃피어화사한봄날

밭머리에앉아나물을뜯는저여인처럼

어느산자락에집을모아

밭이나갈고살아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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