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그의꽃
산에언덕에피어날지어이.
그리운그의노래다시들을수없어도
맑은그숨결
들에숲속에살아갈지어이.
쓸쓸한마음으로들길더듬는행인(行人)아.
눈길비었거든바람담을지네.
바람비었거든인정담을지네.
그리운그의모습다시찾을수없어도
울고간그의영혼
들에언덕에피어날지어이.
그리던고향은아니러뇨,
산꿩이알을품고
뻐꾸기제철에울건만,
마음은제고향지니지않고
머언항구(港口)로떠도는구름.
오늘도뫼끝에홀로오르니
흰점꽃이인정스레웃고,
어린시절에불던풀피리소리아니나고
메마른입술에쓰디쓰다.
고향에고향에돌아와도
그리던하늘만이높푸르구나
-김소월-
들가에떨어져나가앉은메기슭의
넓은바다의물가뒤에
나는지으리
나의집을
다시금큰길을앞에다두고
길로지나가는그사람들은
제각금떨어져서혼자가는길
하이얀여울턱에날은저물때
나는門간에서서기다리리
새벽새가울며지새는그늘로
세상은희게
또는고요하게
번쩍이며오는아침부터
지나가는길손을눈여겨보며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향기로운라일락이우거지리
회색빛우울을걷어버리고
가지않으려나
나의사람아
청춘의노래를사월의정령을
드높이기운차게불러보지않으려나
-노천명의[4월의노래]中에서-
청자빛하늘이
육모정탑위에그린듯이곱고,
연못창포잎에
여인네맵시위에
감미로운첫여름이흐른다.
라일락숲에
내젊은꿈이나비처럼앉는정오
계절의여왕오월의푸른여신앞에
내가웬일로무색하고외롭구나.
밀물처럼가슴속으로몰려드는향수를
어찌하는수없어,
눈은먼데하늘을본다.
긴담을끼고외딴길을걸으며걸으며,
생각이무지개처럼핀다.
풀냄새가물큰
향수보다좋게내코를스치고
청머루순이뻗어나오던길섶
어디메선가한나절꿩이울고
나는
활나물,호납나물,젓가락나물,참나물을찾던
잃어버린날이그립지아니한가,나의사람아.
아름다운노래라도부르자.
서러운노래를부르자.
보리밭푸른물결을헤치며
종달새모양내마음은
하늘높이솟는다.
오월의창공이여!
나의태양이여!
자연은저기에있어
그리움은저홀로가득하구나
노을흐르는냇가의마을들지나
어느山寺에깊은서릿밤묵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