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요즘들어
부쩍치매끼가심해지셨다
엄청난분노감의표출로당혹스러울때가
한두번이아니게되는데
그주기간격이좁아지면서
누구보다도안해의마음고생이이만저만이
아닌것이못내안타깝다
엄니,
에미랑산에등산잠시댕겨올께유
뭐여?
나두데려가
나두따라갈텨
평지도걷질못하시믄서
우찌산에를따라가신데유
내지팡이짚구나두따라갈텨
그러시지말구집에기시믄
금새댕겨와서
미장원에모시고가머리를다듬어드릴께유
시려,
이**노마내를주겨라주겨!!~
이주길노마!!~
날아예주그라구혀
이#@$%$%할노마주겨라,주겨~
에흐!~내가왜안주꾸이러는지몰러
이흐!!~
안해랑어디를잠시나설라치면
어린날에장고개를넘어가시는엄니뒤를따라
긴신작로길을울며불며따라가던
내유년의기억저편의내가그랬듯
이제는어머니가그리하신다
엄니,
에미하구건강하려믄운동을해야지않것시유.
이그!!~썅!
주먹을내보이시며
당장이라도이불효자식을때리실모양으로
주먹까지옹치게쥐고내게흔드신다
아침밥을먹다가
쫒기듯베란다로피신을해서야
꾸역꾸역꾸겨넣듯비빔밥을비우려니
목구녕이멕혀주껏다
분노감이치솟아
감당이안되시는저럴때를대비하여
정신과에서팥알갱이만한알약을조제해줬는데
주거두그약만큼은드리지못하겠다
요양원에아침으로가셨다가
저녁으로오시기를유치원생통학하듯하시는데
평생남에게욕한마디못하시던양반이
그곳할머니들과다투시길자주하시더니
욕이란온갖욕은죄옮아오셨다
간신히엄니를달래드리고선에
맥없이앉아
늦게피어난군자란꽃대궁을바라보며
심란해진마음을가라앉혀본다
어버이날이의미도모르시고지나간올해
하루내내마음이짠해서혼났다
어느해이즈음의초여름
저녁어스름녘에안방으로건너오셨다
애비야,
너이돈쓰거라
뭔돈이래유?
나는인쟈돈이필요읎다
애비가넣고쓰거라
나두돈많어유
그냥넣어두고쓰셔유
어머니가내민하얀거즈손수건에
꼭꼭여미고싸서옷핀까지질러놓은
당신의귀하디귀한용돈을
무슨연유에서인지내게건네시는것이었다
순간목이메이고
뜬금없이눈물이주책스럽게도흘러내리는것이었다
오락가락정신이없으신중에도
오십넘은불초한자식을
자식이라고거둬주시려는당신의따순모성애에
그만문닫고철철히울었다
사나이태어나세번만울어야하거늘
시도때도없이흘려야하는이눈물
저녁판에자꾸오른편으로기울어져보행이힘든엄니와
팔짱을야무지게껴서동네미용실까지
천천히걸어가는데쏙이휘정거리며주꺼다
가을걷이끝나고겨우내논배미에조가려서
눈비에젖고마르다가
봄바람에대책없이날아가는짚가리
그가볍디가벼운지푸라기검불같이가벼운엄니
무릎이아프시다고차를타자고하시는데
미용실앞에도착하여의자에앉혀드리느라
가슴으로당겨안으시는데
바들바들떨리시는당신의몸을보니
가슴한켠이서늘해지는것이었다
머리커트를마치고백미터도않되는거리를
걷다가쉬고또걸음을내딛다가쉬시며
힘겨운숨소리에팔뚝으로전해지는
어머니의가느다란심장감촉
미미하게내팔로전해오는온기
어린날풀밭을뛰놀다가
비에젖은여치를보았을때의그느낌
아무힘도없이
걷지도날지도못하고
풀섶에엎디어산천만바라보는
여치같이한없이가벼워지신
어머니의마음과몸
집에올라와
어머니의머리를감겨드리고
수건으로머리를비벼드리다가검버섯핀
어머니얼굴을가깝게해서가만비벼본다
아,
어머니날낳으시고
이렇게쭉정이로가시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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