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날

항상제일일찍출근하는습관으로

교문을막들어서는데

에쿠!~깜짝이야

누가등뒤에서나꿔채듯내오른쪽팔을안는다

학생회장과

선도부장넘이나를놀래킨것이었다

한넘은찍사를하고

한넘은가슴팍에다붉은꽃한송이를달아주는데

교실에서형식적으로받는것보다

색다른감화가전해온다

교무실에들어서니

부지런한넘이누구였는지

같은꽃에다음료한병을놓고갔다

필경여학생이었으리라

어느넘은풍선을불어서

책상옆에매달아놓고가고

평소말썽쟁이넘은나를불러세우더니만

리코더로스승의은혜를연주하며꽃대신

직접몸으로때우겠다고너스레를떤다

리코더로들으니

느낌이전혀새롭다고

아주잘불었다고머리를쓰다듬어주었더니

입이귀에걸려서뛰어간다

아,싱그러운오월의바람이

등까머리부터겨드랑이를지나

발치께까지씻겨간다

오월의햇살이아름다운교정을

뒷짐을지고천천히걷다가

아이들을무연히내려다본다

저작은가슴들도

어른들못잖게새벽부터밤중까지

공부하느라얼마나힘겹고고생들이많을까나

잔잔한마음은멀리

아카시아꽃가득핀굴암산언덕배기를넘어간다

느티나무아래

그늘에도앉았다가

화단이있는

국기봉아래에서서

눈부신운동장을내려다보다가

들어오니

책상위에어설픈티가금새나는

커다란종이가득애교섞인아양들을펼쳐놨다

어느넘은과일에다웃는얼굴을

어느넘은쥬스한병을

나없는사이에가져다놨다

다시오월의푸르른나무아래앉아

음료수를마시면서

아름다운오월의신록에

깊이파뭏혀눈을감아보다

에쿠야!~먼노무전화가오는고?

머시라?준*이?

누구?관*이라고?

네넘들이우짠일인고?

그으래?먼곳에서예까지일부러온단말시?

으..감동해서넘어지것다

왕복차비청구하는불상사는읎었으면좋것따

그래기다리마

고등학생이된넘들이

찾아온다는전화를받고다시느티나무아래서서

교문쪽을내려다보며기다리는마음에초록물이든다

아이구~이쁜넘들

너는우짠뿔테안경을걸쳤다냐

누가범생아니랄까봐표시를내는구나

그래기숙사생활은할만허구?

뭐시라?다시중학생이고싶단말시?

이곳에서는일,이등을다투던넘들이

중하위권에서허부적거린다고라?

괘얀타,괜찮아

시골에서도시로나가니일시적일뿐이다

네넘들은머리도남달리월등하고

범생이라서금새따라잡을것이다

등을토닥여보내고나니

더관심을쏟아줄것을그랬다는아쉬움만남는다

인성교육이바닥을가고

겁없는십대들이연신언론에오르내리는데

이렇게스스로반듯해지려는십대들도

눈여겨보면많다는사실에서

우리기성세대가너무비판적이아니었으면좋겠다

돌아가는넘들을바향하면서

아이들의예의바른

뒷모습을바라보는오늘

복도끝에선

어깨가결코

가볍지만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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