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冊
BY glassy777 ON 6. 17, 2012
나는책을좋아한다
마음의평형이기울다싶으면
나는서가에서책을내려읽는습관이있다
책은마음을다스려줘서좋다
아무리잡풀로무성했던마음이라도
안뜰을정갈하게
잡풀을매주는고요함에드는書冊
오늘은고요로운마음으로책을읽으며지냈다
그중에서도유독정감이가는책은
박완서님의
단아한문체와마주앉는일이다
사방으로책을빼곡히둘러치고
많은책속에깊이빠져들어지냈던내젊은날
그행복한책읽기로
해가뜨고해가기울면서
날이가고
달이가고
해가가던
세상천지간이
온통푸르렀던그젊은날
책속에서의행복했던나날들
아득히
지나간옛시절은어제일같기만하고..
그당시
[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로
겸손하신박완서님과진지하게만나게되었다
결코다른작가처럼심오한뜻을넣으려고도않고
아름답거나멋진문장한줄행간에숨기지도않으면서
어머니의행주치마로얼굴을감싸안던
그런편안함으로쉽게읽어지던
박완서님의책세상
오늘다시금오랜책을꺼내손으로쓰다듬으며
바람이넘나드는거실에서이리저리
자리를옮겨가며아껴읽었다
옛날에읽고꽂아두었던책이었음에도
다시금되새김질을하는황소의마음으로
나무의자에앉아서읽다가
엄니냄새가득한
어머니방흔들의자에서흔들흔들읽다가
쑥을뜯어다말리는베란다통마루에나앉아
짙은쑥향기에취해읽다가
잠시읽던눈길을거둬
먼산바래기를하다가
차한잔을마시며무연히창아래에앉아
눈부시게쏟아지는초여름의햇살을
그윽히바라보기도하다가
저녁해거름녘
462쪽의넉넉한책읽기를마쳤다
그러면서
어스름먼산으로저녁구름어두워지더니
논배미마다개구리소리들려오기시작하였다
나는책을좋아한다
마음의평형이기울다싶으면
나는서가에서책을내려읽는습관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