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아침
BY glassy777 ON 7. 2, 2012
아침붉은해가
백운산위로솟아오르며
새벽이밝아옵니다.
근육부상으로한참을못했던
자전거아침운동을재개하였습니다.
오랜만에칠장천으로물흐르는소리가납니다.
참으로길고지루하니농군의애간장을태우던단비가내려
대지가촉촉하니밝아오는아침풍경이목가적이기까지한고향의아침입니다.
부지런한새한마리가햇살이퍼지는
아침녘맑은하늘을날아갑니다.
상쾌한마음을
날아가는
새의날개에다얹어봅니다.
아침들판을한참을달려가다가
목을축이려잠시다리를쉽니다.
우리가나고자라난
고향의들녘은
언제나우리를품어안아줍니다.
미명으로깨어나려는
논배미의모들이
이번단비로땅힘을받아
아침이슬촉촉하고
깻잎마다학교종같은
깨꽃이초롱초롱합니다.
우리가도회지로모두떠나있어도
이들녘을지켜내신우리들의부모님은
오늘도이른새벽
논밭길을걸어와밭고랑을살피다가
저렇듯삽자루를꽂아두고
아침조반을드시러집으로들어가셨습니다.
열매를맺으려꽃을다닥다닥피워낸것도
긴가뭄끝에밭고랑으로한식경을쏟아부은
장대같은단비덕분입니다.
고구마줄기가삐득삐득뻗어나가질못하다가
저리무성히돋아뻗어나가고
그곁에가지가자주빛어여쁘게주렁주렁입니다.
밭고랑으로는
축축한물기운으로
고향의논과밭들은알곡을맺을준비로
한창수런스럽습니다.
도회지에는푸성귀값이어떤지모르지만
여기고향의텃밭이며노지에는
저렇게웃자라도록먹거리로감당을못하여
한낮불볕더위에그냥녹아내립니다.
자식들이가깝기라도하면
남김없이소쿠리째안겨라도줄터인데
단비에저리빨리웃자랄줄을몰랐습니다.
개울가자작나무가
아침기지개를켜는고향입니다.
고향의부모님들은요즘새벽5시면
삽자루와호미자루를들고
논밭고랑으로나오십니다.
혹시나모를자식들의전화를기다려
손폰을목에다챙겨서걸고
구부정하니들판으로나오십니다.
아침일찍부모님께전화라도넣어드리면
흙묻은손으로들판의곡식들이화들짝놀라도록
흥분을감추지못하시고아주큰목소리로
엄청반갑게받으실것입니다.
보태서손주들목소리라도들려드리면
산삼녹용한재지어드린것이상으로
기운이펄펄나실것입니다.
한창햇볕이뜨거운점심때쯤이면
마을회관에서비빔국수에얼음섞어드실겝니다.
또그자리에서아들손자전화받으신자랑을
자랑스레하실것이고하루종일지나
저녁잠자리까지흐믓하실것입니다.
고향을떠난사람아,
고향을버리지마오.
송아지가엄마찾는고향을..
청랭한아침공기가등까머리로시원합니다.
풀섶을헤치고내려가
개울물에세수를푸덕,푸덕,하고선에
뒤돌아서뚝방넘어
너른논배미를돌아다봅니다.
사는게무엇입니까.
돈많이벌고호의호식하는것만행복이라고
착각하여살아온세월이너무길었습니다.
참행복이무엇인가를
비로소고향의너른품에안겨들어서야
깨달은것이오십줄에들어서였으니
이얼마나우매한사람이었는지
어느날
도연명의싯구하나로
퍼뜩,깨닭게되었습니다.
자,돌아가자
고향전원이황폐해지려하는데
어찌돌아가지않겠는가
지금까지는고귀한정신을
육신의노예로만들어버렸다
어찌슬퍼하여
서러워만할것인가
이미지난일은탓해야
소용없음을깨달았다
앞으로바른길을좇는것이
옳다는것을깨달았다
내가인생길을잘못들어
헤맨것은사실이나
아직은그리멀지않았다
이제는깨달아바른길을찾았고
지난날의벼슬살이가
그릇된것이었음을알았다
배는흔들흔들가볍게흔들리고
바람은한들한들가볍게흔들리고
길손에게고향이
예서얼마나머냐물어보며
새벽빛이희미한것을
한스러워한다
마침내저멀리
우리집대문과처마가보이자
기쁜마음에급히뛰어갔다
머슴아이길에나와나를반기고
어린것들의대문에서
손흔들어나를맞는다
뜰안의세갈래작은길에는
잡초가무성하지만
소나무와국화는아직도꿋꿋하다
어린놈손잡고방에들어오니
언제빚었는지항아리엔
향기로운술이가득
술단지끌어당겨
나스스로잔에따라마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