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깊어가는
늦은밤
인터넷으로[MBC스페셜58년개띠의바보인생]을
헤드폰을쓰고우울한마음으로보게되었다
격동과굴곡의한국사의한가운데에는
언제나함께해야만했던
비운의세대
유신정권아래서최루탄연기속을헤매느라
면학분위기와는한참비켜앉은
대학캠퍼스의암울한청춘
10.26과12.12를넘어5.18속에서
운동권과계엄군으로
넥타이부대와전투경찰로대치하며
얼굴을마주대해야만했던시대적비운兒
친구가친구를
동료가동료를
적군과아군으로
국가의명령에의해
검정금으로선명히나뉘어져야만했던세대
친구와친구끼리서로가적대시하는
반대편에서야만했던암울했던한시대의희생세대
중년의어느날
선반위누런와이셔츠곽에서
툭,떨어진군사정권의대통령이전군의우리에게
수여한[국난극복기장]의붉은색조의
훈장아닌기장을주워들던
몇년전의기억들이
MBC스페셜을보는내내
암울한실루엣으로투영되었다
군에서제대하여
각산업의최일선의전초기지를앞장서서구축해야만했고
그중심적인축에서각고의노력으로중견간부가되고
이제사한숨을돌릴만한싯점되고보니
30년청춘을바친직장에서조차
야멸차게쫓기듯퇴직하여만했던세대
이사회어느누구도
그런개띠의바보인생을알아주는이하나없이
축쳐진어깨로새삶을모색하여야만하는
절박하고도절대절명에빠져드는가장으로
배우자에게는무능한남편에
권위적이며소통의부재자로만몰아가는
내자식세대들의푸대접도오롯이
못나고바보같은인생
개띠들의몫이었다
벼랑끝에서서바라보는인생산맥
몇번을쓰러지고
다시일어서도또다시쓰러져야만했던
IMF와미국발금융위기의최대피해자가돼야만했던
태풍의눈중심에서꼼짝달싹못하던개같은인생의
개띠들의고단한삶의애환과
곡절의여정을담담하니그려내고있었다
이런사회적세태와시류를
그누구가막아설것이며
도도하게흐르는저급물살의
큰물길을잡아갈것인가
피난처도없고
구난처또한아무곳에도없는
고난의연속의큰산맥을
다시넘어가야할
우리들의58년개띠의
바보인생
바보아닌바보처럼살아온
질곡으로점철된
[아빠의청춘]은어디로갔는가?
어느책제목같은
개띠들의개같은인생
아,
가도가도끝이없는
첩첩산중
귀밑머리희끗한
중년의고갯마루에서서
내려다보는
저기저
인생길은몇구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