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버스 기사 구직記

가만?

오늘이벌써11일이네그랴?

허면방학이열흘앞으로

와락,닥쳐왔단말시?

나름대로의미를부여하여

그를이뤄내기위한방학한달동안의아르바이트계획

어느해여름방학에

커피공장현장생산라인에서

손톱이부러지고어깨가부서지도록

이마로줄줄흐르는땀에눈이쓰라리던

젊은사람들틈바구니에서

생산공정마무리라인에서보낸

이열치열로치열했던

여름한철

어느해겨울방학에는

눈보라치는벌판한가운데의공장의

야간경비로칼바람을맞으며

한밤중차가운하늘로두둥실뜬달빛을따라

으스스한공장구석댕이를순찰돌아나오다

엉덩방아를찧고는씩웃을적에

밤하늘달님도함께미소를지어보이던

이한치한으로용맹정진하던

겨울한철

점심시간을이용하여

이력서를급조하여읍내버스터미널로달려가는

차안에서자꾸이력서를다이어트했다

줄이고또줄여서남느니

건강한신체를가진중년이라는것을두각시키는

나름의노하우인이력서다이어트

잠시신호등앞에서있는데

앞서가던트럭적재함에보이는글씨

家和萬事成

아무렴

가화면세상만사모두이뤄지거늘

나는

[가화만사성]을잘하고있으니

오늘일이잘되려나?

터미널에서멀찍하니골목주차를시키고

보무도당당하게여객사무실앞으로가심호흡을가다듬어본다

아차차!~넥타이를풀어야지

머리를좀엉클어서나이보담더노숙한중년이어야지

문을슬몃열고들어갔다

문앞에앉은아가씨에게이력서지참하고구직차

찾아왔다고이야기하니

다른한켠에따로있는문으로안내를한다

여객전무인가?

전무님이라고문을열고터미널바깥에다

큰소리로호출한다

잠시후내나이또래의머리가조금까진

중년께서소파맞은편에앉아

이력서를요구한다

"이런일할사람이아닌거같은데유?"

"??…"

"경력사항이없네유."

"처음인데유."

"경력이없으면힘들텐데유."

"걍시골면단위마을노선버스기사를하고자픈데그도안될까유?"

"면허는언제따셨어유."

"가만..한달이채안되었네유."

"하이구!~최소한경력2~3년은돼야버스운전대를맡겨유."

"그럼초보들은경력을어찌쌓는데유?

"우리회사는5톤트럭운전도경력으로인정을해줍니다."

"그럼트럭운전부터경력을쌓는것이순서인가유?"

"야..다들그런절차를밟아서와유."

"그런것을통몰랐네유."

""그류.연락처나적어서놓고가세유."

"부탁헙니다."

"좀힘들겁니다."

그래도연락처기재를잊었는데

손폰번호를적어놓고가라는말한마디에

일말의희망에끈을터미널건물벽에꽁꽁옹쳐매놓고

터미널..아니지터덜,터덜골목쟁이에주차된

차에돌아오는데먹장구름이머리위로덮혀온다싶었는데

후두득,빗방울이떨어진다

차에까지뛰다시피달려서차안에앉아손수건으로

이마에맺힌구슬땀인지빗물인지모를물기를닦았다

"먼노무날씨가이리두오두방정이데그래?"

애꿎은날씨에게눈을한번흘키면서

막돌아나오는데

서울행대형버스가우람차게지나간다

오늘따라버스기사님이

엄청훌륭하시고

한정없이높아보이네그랴?

흐미!~부러운저폼새

이여름방학에아르바이트를하려고

요며칠간

무더위를마다않고

엄청스트레스를받으며

1종대형운전면허자격증을어렵사리취득했굼서나

이우짜믄좋을꼬

이여름방학을치열하게치뤄내려면

어느공사판에라도나가5톤자재트럭이라도몰아

경력을쌓아야허는데

아흐!~

시골버스운전대에앉는길이

이리멀고도

험난하다더냐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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