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우리 어머니

어머니,

아니

엄니,

아니?

엄마,

엄마야,

아프지마

응?

시방

가만가만불러봐유

국민핵교적1학년때

맨처음으로배워서

백두산표연필로꾹꾹눌러

삐뚤빼뚤

공책이찢어져라쓰고또쓰던

어머니

잘못쓰면손가락에침발라

빡빡지웠다다시쓰던

어머니

집에돌아와

책보를풀어헤쳐

엄니앞에서큰소리로읽으면

크게함박꽃이피어나던

어머니

젊은새댁적

은비녀쪽진머리에동백기름발라

윤기자르르한뒷모습이

너무나어여쁘시던

어머니

오일장에가셨다가돌아오시는보퉁이에

삐죽하니보이던검정고무신을머리에이시고

마당에들어서시며활짝웃어주시던

어머니

여름방학에내려가

고추밭뙤약볕고랑에나란히앉아

도란도란이야기를나누다가

삼베로덮은소쿠리에서꺼내주신

맛깔스럽던고추장장떡에

내좋아하던콜라한병을구판장에서사다가

샘물퐁,퐁,솟는안태샘에몰래담궈놨다가

내앞에슬몃밀어놓으시던

어머니

그인자하시던미소의

젊은시절은다어디로갔단말인가유

그좋았던시절모두

까마득한

기억저편세월에다묻어두시고

이제는아무도모르라고

천진난만하게의미없이웃기만하시는

어머니

엄마야,

더아프지마

응?

어머니,어머니,우리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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