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녘

님에게

김소월

한때는많은날을당신생각에
밤까지세운일도없지않지만
아직도때마다는당신생각에
추거운베갯가의꿈은있지만

낯모를딴세상의네길거리에
애달피날저무는갓스물이요
캄캄한어두운밤들에헤매도
당신은잊어버린설움이외다

당신을생각하면지금이라도
비오는모래밭에오는눈물의
추거운베갯가의꿈은있지만
당신은잊어버린설움이외다

태풍이지나간저물녘

노래를부르며부르며

쓸쓸히밤길을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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