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안개 – 김소월 –

눈들이비단안개에둘리울때
그때는차마잊지못할때러라

만나서울던때도그런날이오
그리워미친날도그런때러라

눈들이비단안개에둘리울때
그때는홀목숨은못살때러라

눈풀리는가지에당치맛귀로
젊은계집목매고달릴때러라

눈들이비단안개에둘리울때
그때는종달새솟을때러라

들에랴,바다에랴,하늘에서랴
아지못할무엇에취할때러라

눈들이비단안개에둘리울때
그때는차마잊지못할때러라

첫사랑있던때도그런날이오
영이별있던날도그런때러라

소나기가몇차례지나가고는

이내밤이이슥합니다.

조금전에또한차례소나기가쏟아지더니만

비가긋고곧고요함으로깊어갑니다.

밤안개가어스므레한창밖을내려다보면서

옛시집을읽다가음악을듣다가

베란다소청마루에앉아있곤합니다.

깊어가는이밤

그리운내님네는무얼하시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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