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게이션

엊저녁

이종사촌매형의부음을받고

밤중으로문상을올라가는길에바보게이션땀시엄청스트레스를받았다.

평소한시간거리인건국대병원장례식장을

엉뚱한길로안내하여서울시내를빙빙돌고돌아

근두시간반이나걸렸으니어찌분통이터지지않으랴.

평소난시로야간운전을극히꺼리는운전으로인하여

잘아는길을바보게이션을따라밤길을더듬어갔다가

현란한불빛의밤길에서남북의방향감각마져상실하고큰곤욕을치루었던것이다.

바보게이션.

초등학교시절의어린날에만화에서본생각이퍼뜩떠올랐다.

그만화의미래세상에는사람이만든로봇트가사람을지배하는내용이있었다.

만화가의예견된것이유년기를지나중년을지나가는

몇년도않되는잠시의세월을지난현시대상에서

사실로다가서는것에경악케되는것에서소름마져돋았다.

엊저녁곤혹스러운밤길에서의혼미함은차치하고서라도

요즘세태에서어른아이구분없이스마트폰에게영혼을빼앗겨

길을가며도스마트폰이요

전철에서또한책을읽거나신문을펼쳐들던풍경은이미옛풍습화요

하물며밥상머리에서도연신밥숫가락뜨는중간마다스마트폰이요

화장실에앉아서도그잠시의의식을치루면서도눈은스마트폰.

심지어젊은이들데이트현장에서도앞사람과대화보다스마트폰문자로나눈다니

이현상은곧인간이로봇트에게지배당하는세상이도래한것이아니고무엇인고.

영혼을기계덩어리에다다쏟아부어야만이현대인이요

앞서가는사람이되는세상이니

이거대한강물같은시류를거스를자가누구이겠는고.

엊저녁바보게이션지시대로따라가다가허비한밤길에서의두어시간남짓에서

기계인바보게이션에길눈을빼앗겨이젠바보같은길치가되어버린밤길에서

우리가무언가큰것을잃어가고있다는생각을지울수가없었다.

문명의이기인스마트폰앞에무너져가는사람다움의냄새가

점차옅어져가는사회전반의편리성만을쫒아가는세태.

나또한

엊저녁바보게이션에게철저하게농락당한바보이고말았다.

옛날의전화가그래도좋았단생각이다.

좀며칠쉬고싶으면먼지방으로출장을갔다고들러대고

며칠전화기에서해방되어나만의며칠을호사했던시절이그리워진다.

절간에들어며칠간책을읽으며산책을하면서

나를찾아가는여행을떠나있어고요로웠고

마음이쉬고싶으면전화기옆에서멀리떨어지면되었던그시절.

근자들어한달여를인터넷공간을떠나봤다.

디지털에서잠시온라인에서로그아웃된아날로그로의세상.

의외로많은것을잃고살아왔던

소중한것들이보이기시작하였다.

참으로나를돌아보는진짜배기시간이

초가마을고향과같이그곳에는존재하였다.

이제는정기적으로그런마음의휴식기를스스로설정하여

나와대면하는일을정례화할생각이다.

사람이기계를지배하였던그시절과지금.

스마트폰이사람의영혼을지배하는편리성만따라가는

복잡다난하고한치의사색의공간을허용치않으려는저기계앞에선

우리는무엇을잃어버리고살아가는것인지

그사실조차도잊고

둥둥강물을따라떠내려가다가는큰바다의일엽편주가되어가는우리.

넘쳐나는물질의풍요속에도

날이갈수록점차가난해지는마음들의현대인.

소중한그무엇을잃어버리지않고

어떻게살아가야지참인생이며

무엇이진정사람답게잘사는것이던고.

나또한바보게이션을따라가게되어가는

이험한세상에서…

우리모두는저넓은바다의

외롭디외로운일엽편주가되어가는것은아닌지모르겠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