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마음여행

단풍나무가

예쁜진홍색으로붉어

가을깊은날

철없이핀붉은장미꽃이

샛노란은행잎과

아름답게조화로운

맑디맑은가을날

정처를정하지않고

가을바다쪽으로가늠잡아

안해와무작정

먼가을여행을떠나다

어찌

어찌하다보니

바람시원한가을바다가

차창으로나타났다

차를길가양에세워두고

이아름다운풍경속을

운동삼아걷다

넓은바다위로

한가로운고기잡이배들과

관광객을태우고

수평선을돌아서

포구로들어오는

유람선한척

그풍경을

한가롭게

바라보는사람

시원한바닷바람에

하냥없이

수평선을바라보는

사람

청명한가을하늘을

비상하는

괭이갈매기한마리가

한가롭게선회하는

바다

불어오는하늬바람에

안해의미소마져

상그럽다

마냥

하염없는마음이되어

수평선을바라보다가

눈부신가을볕아래에

뒷짐을지고

느릿느릿거닐으니

스스로한가롭다

가히없는마음

갈바람을타고

구름위를날아오르다

세월을낚듯

고요히

낚시를하는

사람

횟집에들어

회한접시

앞에시켜놓고

바다만바라보는

사람

수족관에해물들도

가을볕을쬐는

한가롭디한가로운

가을날

고기잡는

어부의노래

파도에남실거리는

가을바다

또다시

무적정

이정표만따라

가을속으로달리다보니

차창밖으로스치는

아름다운가을산의

만추

가을산아래

눈부시게반짝이는

은파

호숫가에

차를세워두고

이정표를따라사찰로걸어오르는

물길

들길

산길

외길

그길

구름아래

홍엽

눈이아프도록

아름다운

가을산을바라보며

가을길

낙엽을밟아

올라가다가만난

고즈넉한

사찰

여름이지나간흔적

처마밑에남아

추녀위로

멀어지는

가을

갈바람에흔들리는

풍경소리

가을빛을받아

정갈한

지붕용마루

그위를흘러넘는

흰구름을바래다가

안해는

법당마루에무릎을꿇어

108배에들고

홀로

고요로운

대웅전앞

봉당에서서

희뽀얀

가을볕을등지고

두손모아

합장하려니

이곧

피안으로가는길이로고

대웅전

법당마루에앉아

댓돌위로쏟아지는

눈부신가을볕과마주하여

정좌하고앉아

절마당을가로질러

가을로드는

산등성이와

마주하다

나는

어디서왔다가

어디로가는길이던고

대저

티끌같은이마음은

세속에

켜켜로쌓인108번뇌를

지고이고

가뭇없이무거운

이한몸을

어디로향하여이끌어감이런고

바람같은

사바세계에서

윤회하며지은죄

가뭇없이스러지게하옵소서

두손합장하여

대웅전에삼배하고

극락전에삼배를올리고

산신각에삼배를올릴적에

마음철철히흐르는

회한

가을볕환히비춰드는

창아래

가부좌를틀고앉아

문창살을하나씩헤아리며

내안의나와

오래도록

벽면을하다

잎새

다져버린

홍시만남은

늙은감나무에

날아와우짖는가을새와

가을볕쏟아지는

요사체마루에앉아

책을읽는

저젊은처자와

흰구름이넘어가는

가을산에

가을여행이란

미명아래

내무거운마음을

차마남겨두고

떠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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