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문화 유감

엊저녁

고향동네한분이돌아가셔서장례식장으로문상을갔다.

한생애를마감하시는고인영전에삼가머리숙여야할장례식장.

잠시향을살라재배하고

상주와일배하는형식적인예를갖춘연후에

함께간고향친구모두들먹자판에서왁짜스러운분위기로일순간변했다.

심지어어느좌석은잔을서로부딪혀가며건배를하는사람들도있다.

누구하나곡을하거나슬픈표정을하는짓는문상객은없다.

이렇게변질되어가는장례문화는

더이상한사람의생이마감하는숙연한자리가아니게되어버린지오래.

후딱,저녁겸사음식만먹고서둘러일어나는사람.

친구들과오랜만에만났다고술이만취가되어해롱거리는사람.

이참에얌체같이돈이나따겠다고화투판에들어시비를거는사람.

점차경박스러워지는장례식장풍경이참으로유감이다.

아버님을보내드리면서

추운겨울에마당에거적을깔고

대나무지팡이에의지하고서서

마당에연탄불을산같이쌓아그옆에서문상객을맞아곡을하면서

굴건제복을갖춰아버님을보낸불초자식죄인임을스스로감내하면서

콧물눈물흘려가면서장례를치루던전통장례사흘의날들이

어찌보면훨씬인간적이었단생각을지울수가없다.

점차사람의값어치가땅으로추락하는세태의한가운데로

불랙홀같이빨려들어가는느낌을지울길이없다.

생명경시와인간적이길포기하는행태의인간존엄의추락화.

무엇이문제이고

어디부터잘못된것일까.

사람의인정이점차옅어지고

너는너고나는나인세상.

이제더이상우리라는단어가설곳이없어진세상.

더이상진심어린마음으로함께슬퍼해주지않는메마른세상.

온국민의정서함양에시발점이어디부턴가일어나

그를기화로국민성을다시금우리윗대할아버지시대까지만이라도

복원시켜서사람이사람을중하게여겨서살아가는세상으로변모시켜

행복지수가우리의의식주의풍요만큼올라갈수있게만들어야하는것이아닐까.

주위의모든환경요소는엄청윤택해지고풍족해졌는데도

무언가큰것을잃고살아가는이헛헛함.

결코옛날보다행복하지않은이현실에서

점차인간적인모습들을잃어가는우리네자화상앞에

무엇이중요하고무엇이사람사이의예를다함인지를다시금생각케하는

장례식장자리였다.

인륜지대사가이젠급속도로무색해진세상에

우리가살아가고있다.

생각컨데핵가족화로대가족제도가실종되고

부모공양이거의사라져가는세상에서

부모자식간에서조차도이기적으로처신하게끔만드는냉랭한세태.

장례식장에서형제간에금전적유산으로다툼이일어

세상에서제일가까운피붙이와도멀어지는장례문화의왜곡.

점점풍요속에빈한함으로만빠져드는우리의자화상.

어디부터잘못된것일까.

무엇이이처럼삭막하기그지없는

무미하고건조한사막한가운데로우리를몰아가고립화시키고

점점정신적외톨이화가진행되어가고있는것일까.

장례문화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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