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먼길을친구여식결혼식으로댕겨왔습니다.
예식문화또한다르지않습니다.
봉투만접수하고우르르!~식사하러몰려가서는
부어라마셔라.
정작축하받아야할예식장은썰렁할지경으로휑당구레합니다.
그져품앗이하러나왔다가간다고혼주에게눈도장하나박고
주차장도장하나박고그냥점심값지불한모양으로
식권들고혼주와빠이빠이입니다.
그노무부페식은또어떤한지요.
저는부페음식만먹었다하면속이늑늑해서별반좋아하질않습니다.
그음식값이접수대에접수하는금액의반을넘는가격이라니
이무슨곁치례허비인지요.
이것저것접시에담아볼요량으로헤메다가몇개담아와서는
새벽밥말아먹고같이간고향친구들은느끼한음식을안주삼아
소주몇병술로허기를채우려마셔댑니다.
신랑신부는만세삼창에온갖희한스러운행동을다하면서
엄숙함은사라지고말그대로이벤트성깜짝행사로전락했습니다.
아..왜이렇게온사회적인분위기가경박하게변해갈까요.
사람도점점인격이하락해져서서로가민숭맨숭.
예식문화도그를닮아가벼움의극치를치닫고
그저남에게보여주기위한허식과허례.
옛날나귀타고가마타고시집장가들던그풍습이새삼그리워집니다.
잔치국수한그릇에배부르고
잔치전날잡은돼지염통을얻어다가바깥마당에서동무들과축구를하다
집에들어가면할아버지사랑방으로잔치집에서보내온
따끈한선지국이들어가고할아버지겸상에한모금얻어먹던선지국의기막힌맛.
동네잔칫날눈비비며일어나면엄니는아침일찍잔칫집으로일도우시러가시고
아버지는어제부터과방에서초례청에올릴고임을쌓으시며
밤샘을하다시피하셔서집에안들어오시고
할머니가차려주시는아침을먹는둥마는둥허겁지겁
동네악동들과엊저녁부터준비한
신랑골려먹을준비를점검하러몰려갔다가잔치집토담아래옹기종기모여
넘겨다보면분주하니흥정거리던잔칫집마당.
초례청에올려진인절미로빚은형형색색의화려함에
신부머리에파르르떨리던쪽도리에붉은댕기길다랗게늘어지던
비녀와연지곤지찍은어여쁜새댁.
쩔쩔끓는안방아랫목에머리를다소곳히숙이고
동네아낙들에게선을보이면서앉았는새댁을앞뒤문앞에빼곡하게얼굴을들이밀고
수군수군덕담을해주던아낙들.
과방에수북히넘쳐나던오색무지개빛깔로고임을만들던과자와과일들의현람함에
때꾸정물묻은손가락을빨면서목을길게늘어뜨리던우리들.
과방을보시던친구아버지가슬그머니한움큼집어주던과자를들고냅다
뒷동산으로뛰어가면우르르따라서몰려가던친구들과
허겁지겁입안으로쑤셔넣던오색형형의살살녹던과자의그맛.
차일아래멍석을깔고벌인잔치상과잔치국수.
방짜놋쇠그릇가득히담아내서김이모락모락피어오르는국수에
실고추와달걀을얇게썰어얹은국수위의고명은얼마나군침나게스리예뻤는지
숫가락끝에구멍이송송뚫린놋숫가락으로한모금떠넘기면
기막히게맛나던잔치국수국물맛.
동네쪼무래기내동무들과왼종일잔치집근처에서서성거리면서목을빼던즐거움.
먼타동네에서하얀두르마기로성장을하고
니스칠지팡이를짚고서느릿한걸음으로동네앞시냇가다리를
건너오면동네떠꺼머리총각형들이마중을나서던
동네앞논배미건너긴축하객들의행렬.
잔치집이웃의몇집들에안방이며사랑채가
타동네하객들을맞이하는장소로변하면서
작은상위에음식과정성으로빚은술을가득차려올려서
이집저집으로가쁜한걸음새로상을나르던동네형들.
저녁이되면새신랑을대청마루대들보에거꾸로매달아놓고
다딤이방망이로발바닥을북어패듯두둘려패면
신랑은나죽는다고고래고래비명을지르고
장모되시는아줌니가술상을내와동네청년들에게매를그쳐달라고애원하면
못이기는폼새로큰소리쩌렁쩌렁신랑에게불호령을놓던잔칫날밤.
신방으로첫날밤이오고문창호지를손가락으로뚫어신방안을들여다보면서
휘엉한달빛아래킥킥거리던동네아낙네들의문그림자.
신행을오는새댁의분홍치마저고리가너무예뻐서뒤를졸졸따라댕기던그황홀함.
잔치날잿간에똥과재를덩어리로뭉쳐서신랑당나귀와사모관대에
있는힘껏던져대던우리의악동들은
이제그옛날을까마득히잊고는오늘같이뺄쫌하니우스꽝스럽기까지한
예식장을무슨난리통을치루듯이정신없는하객으로변해버렸다.
온동네사람들이함께즐거워하고흥청거리던잔치날.
마을이온통꽃구름위를부양하듯붕!~떠서지내던사나흘의꽃동네잔치.
진심으로몇십리바깥사람들도축하해주러와주고
빈틈없이예를갖춰온마을사람들이나서서치루던온동네잔치날.
진정으로함께기뻐해주고축하해주던전통적인두레문화가녹아있던
예식문화는어디로사라져간것일까.
점차사람이사람답지못하게하락하여
금전만능에머리끝까지파뭏혀서
사람이
사람이아니게
인간적인향취가없어진결혼식문화.
이아침
눈감고그마을그잔치날
초례청에가득하던웃음소리참새소리
유년의잔칫날아침으로돌아가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