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BY glassy777 ON 11. 8, 2012
어머니,
시방몇년전인지기억도가뭇한
저사진을들여다보네유
지금의중증치매로진행전
경증의치매로함께저렇게여행도다니던
저시절이엄청그리워지네유
지난일요일에매형까지대동한서울식구들모두가내려오셔서
당신을뵙고올라들가신저녁
빈거실에서당신방문을
석고상같이앉아한참동안바라보았지유
이젠앙상한몸에기력도다소진되셔서
묻는말에어린3살수준으로답을하시는통에
모두들웃었지만어디그게웃는것인지유
에미가목욕을시켜드리면
그때서야목욕탕에서식탁머리를돌아
당신방으로발을떼시는느릿함으로
이불초자식에게뼈만남으신당신몸을보여주시는통에
간혹곁눈질로소닭보듯하곤했어유
마른삭정이나무등걸같이굽어지신몸
뭐라표현할길없는자식된마음
당신은모르시지유?
며칠을속이아프시다더니
어제아침에는식사도못하시고토하기까지하셨다지유
출근하고서야에미에게전해듣고는
종일을건성건성일이손에잡히질않았어유
오늘병원에서위암이진찰되어진다는의사소견을
에미에게전해듣고가슴이쿵,하니무너지면서
눈자위가불에덴듯일순간눈을뜨질못했어유
어머니,
고생그리많으셨던한평생에
가시는걸음이나가벼이가셨으면좋겠굼서나
고통없이말년을편히지내시길그렇게도바랬는데말여유
어쩐데유
어머니의고통을인쟈어찌지켜본데유?
며칠전당신의저녁기도를에미가열린문틈으로
확연히들었다고하네유
"예수님,저를빨리데려가서유."
"지옥이든천당이든지그저어여데려가주서유."하시며
어린아이같이두손을반듯히모아기도를드렸다지유
얼마나아프셨으면…
낮에업무를보다가에미전화를받고
사무실뒷편으로슬몃돌아나가서
텅빈들판에허옇게나부끼는억새를바라보다가
그만텀벙무얼빠뜨렸네유?
어머니,
사진속저모습그대로
조금만더기다려주시잖구유
지금잠못들고
돌팔이의사의오진였기를
이밤내기도드려유
참세월이야속하네유
어머니와의저시절이이제는정녕
아니온단말여유?야?
시간만나면
어머니와전국이곳저곳으로여행다니던
저사진속의오봇했던어머니와의세월이
눈물나도록엄청그리워지네유
어여기운차리셔서
불효막심한제등짝도퍽,퍽,때리시구
욕도실컷끌어부서유
할머니의고된시집살이와
아버지의술타령에켜켜로쌓이셨던분노감정
제게그리도엄청끌어붓더니만
왜그치셨어유
날마다어머니방에서
용돈훔쳐나오는몹쓸도둑놈이다시되고싶어유
야?
어찌해볼도리없어진제평생의불효
지숭혀유
아프지마시구편히계시다가가셔야지유.야?
평생착하게만사셨잖여유
이시상에서젤로이쁜
내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