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돛대할머니]
어머니께서노인대학을6년간댕기신서울천호성당
그곳에서어머니는자주신도들앞에서
노래를부르셨다
그중에서제일많이앵콜을받으시며
부르고또부르시던노래
황루시아황숙현낭자께서
구성지게도불러제끼시던[황포돛대]
서울강동구민잔치날에도
노인을대표하여노래를부르시던어머니는
작은라디오를부상으로받아오시곤하셨다
그러시던어머니께서
치매가닥치고
급기야왼쪽마비증상으로자꾸쓰러지시며
요양원으로황포돛대같이가버리셨다
어제
안해가요양원으로찾아가뵈어도
평소그렇게살뜰히도좋아하시던
둘째며느리를잊으시고
그냥당신홀로
세월의강물위에황포돛대를띄우시고
누구도모르라고흘러만가신다
오늘
사십팔년을다니신성당에서어머니께
마지막석양빛의병자세례를주시려고
먼길을달려신부님께서황루시아계신요양원까지가셨다
시골에내려오셔서십년을함께지내신
신부님조차도몰라보시고
습관에젖은기도를아이처럼공손히하시더란다
조석으로매일같이기도를드리던
당신의성물인묵주도잊으시고
이게목에거는목걸이냐고물으시더란다
요양원으로떠나시기이틀전에
어머니께서옆으로쓰러지시며
당신방에모셨던성모상을깨뜨리시고는
그것도모르시고
눈은허공만짚으셨다
마즈막~슥양빛을~깃폭에담고~
아,
어디로가는배냐
황포돛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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