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해 염색해주기

업무를보다가

밝은햇볕아래에자꾸만늘어가는

흰머리를거울에비춰보다가

문득

어머니로인하여

마음과몸고생으로지치고힘들어하며

나날이흰머리만늘어가는

안해에게생각이미치다

천년이가도색이변하지않는다는

사향노루향기먹을갈아서

염색을해줄꺼나

며칠을이리저리

생각하고벼르다가

서울에서피부샵을하는

친척여동생에게

염색약을특별히부탁하여

남태평양어느열매로만들었다는

천연염색재료를택배로받다

휴일의한낮

창밖에는태양이빛나고

밝은햇볕아래

안해머리를살피다가

슬몃거실한가운데자리를펴서

스스로염색공을자처하다

이리저리고개를젖히고숙이도록

까탈스러운주문을한연후에

정성가득히성의를담아

염색을마치다

안해흰머리가

붉은빛이은근히도는예쁜머릿결로

요술을부린것이다

예쁜염색에

입이함박만해진

안해

칭찬받아

입이귀에걸린

지아비

이리보아도저리보아도

붓글씨쓰는안해뒤태와머릿결이참예쁘다

언제나

고맙고

미안스러운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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