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오늘도

나는울엄마를찾아갔다

그런데울엄마는나를몰라보신다

멍하니바라만보신다

장날에도장에가지도않으신다

내검정고무신이다떨어졌는데도

울엄마는모르신다

요양원이라는데

저렇게눈만쌓여추운데

뭐가그곳이좋다고그곳에만계시는지

나는모르겠다

울엄마도나같이한글을읽고

쓸줄도아시는데

저런글씨가뭔소리인지하나도모르겠다

아무리그래도

우리집안방아랫목이제일따뜻한데

왜이곳에만누워계시는지

집에같이가자고귀에대고속삭여도

멀건히나를바라만보신다

크리스마스가돌아와

싼타할아버지가선물을가져온데도

나는싫다

울엄마가얼른일어나셔서

오일장에서내검정고무신을사다주시면

나는참좋겠다

간호사누나들이

울엄마침상에모여들어

뭔가를하는데나는괜히눈물이핑돌았다

쌀밥이나는맛있는데

울엄마는쌀밥도싫으신가보다

울엄마이름표가붙은

저대롱에서흘러내리는죽만드신다는데

무슨맛이나있을려나모르겠다

맨날우리들먹으라고밥사발에고봉으로

쌀밥을올려주시고

엄마는맨날추운부뚜막에서

김치하고만급히드시던울엄마

누룽지를끓여후루룩,드시던울엄마는

구수한누룽지도싫으신가

맨날죽만드신다고한다

울엄마무릎과발을

열심히주물러드리다가

엄마발톱이많이자란것이보여서

집으로후딱달려와

손톱깎기를챙겨서다시요양원으로달려갔다

울엄마발이얼마나예쁜지

자꾸만지면서깎아드렸다

엄마야,

이제는검정고무신사달라고안할테니

나하고집으로가자

응?

내검정고무신보다훨씬좋은

저빨간

비단신발을엄마줄께

어여일어나내손잡고울집에가자

응?

대답도못해

엄마

바보엄마야?

엄마는나뻤어

아주나빴어

오늘도

나는울엄마를찾아갔다

그런데울엄마는나를몰라보신다

멍하니바라만보신다

나만혼자이렇게

터덜,터덜,집으로돌아가게만들고

엄마는참나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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