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冊, 그 세 갈래 길
BY glassy777 ON 12. 17, 2012
느림(밀란쿤데라作)
베라는벌써자고있고
나는정원쪽으로난창문을열고서
T부인과젊은기사가한밤중에성에서빠져나와나누었던여정
그잊을수없는여정을생각한다
그들은서로팔짱을낀채이야기를나누며산책하다가
잔디밭의한벤치를찾아여전히팔짱을낀채얘기를나누며나란히앉는다
달빛이가득하고
정원은테라스들로너울져세느강쪽으로내려가는데
강의속살거림이나무들의속살거림에어우러지고있다
일상의언어에서쾌락주의라는개념은향락적이거나
악한삶을위한비도덕적경향성을가리킨다
물론그것은부정확하다
에피쿠로스
이최초의위대한쾌락이론가는
행복한삶을지극히회의적으로이해했다
고통받지않는자가쾌락을맛본다고
따라서쾌락주의의근본개념은고통인셈이다
사람은고통을떨쳐버릴줄아는한에서만행복하니까
그리고
쾌락이란종종행복보다는불행을가져다주므로
에피쿠로스는다만신중하고절제된쾌락들만을요청한다
에피쿠로스의지혜의배경은우울하다
세상의비참함속에내던져진자로서인간은
자명하고확실한유일의가치는쾌락임을
아주보잘것없는것일지라도그스스로느낄수있는쾌락임을확인한다
신선한물한모금
하늘을향한시선하나
어떤애무
唐詩,그서정을찾아서
(도서출판정일)
비파의노래(백거이)
심양강기슭에서밤에손님을보내려니
단풍잎과갈대꽃이가을소리에쓸쓸하다
주인은말에서내리고손은배에오르는데
술잔들어마시려니음악소리없구나
취해도즐겁잖고쓸쓸히작별하려니
아득히강에는달이홀로잠기더라
그때문득강위에서비파소리들리니
주인은돌아갈줄모르고손도떠나지못한다
동자를산아래로보내며(김교각)
사문의길적막하니너는집이그리워
운방을이별하고구화산을내려가네
대나무난간향해죽마타길좋아하고
금지에서금모래모으길게을리했음이라
병에시냇물을담아서달을부르지못하고
사발에차를우려꽃을즐기지못하였네
잘가게자주눈물흘리지말고
이노승은안개와노을벗하며지내노니
꽃에게말을걸다(백승훈지음)
데이지꽃
찬바람이자주옷깃을여미게하는이른봄날
겨우내비어있던화단을환하게밝히는
데이지꽃처럼
마음속에꽃등을켠사람은아름답습니다
라일락꽃
그사람의이름이무엇인지
그사람의출신지가어디인지
그사람이어디에살고있는지관심을두는것도좋지만
그사람이지니고있는향기를기억하는일
그사람이지닌아름다운빛을기억하는일이
더중요하지않을까요
물레나물꽃
그대를생각하는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