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가는 길

어머니와함께찾던

강릉

어느해겨울인가

어머니를모시고이렇게눈이쌓인길을달려

강릉에당도하여시원히트인

강릉앞바다를보여드렸다

"엄니,여기가강원도하고도강릉이라네유?"

"아..여기가바다여?"

"바다보시니깐어뗘유?"

"제오바다보러이렇게오래달려왔단말여?"

"제오라니유?엄니.애비가을매나운전하며달려왔는대유."

"그려..헐헐,바다참시원하고좋구나."

"바다없는충청도에서만사시느라바다도별반못보시구."

"그려..왠간해서는바다를못보고살았지."

"그래서이렇게모시고왔네유.엄니바다구경시켜드리려구유."

"고맙다.고마워.애비가나를위해이렇게와줬구나."

어느해겨울

한정없이눈내리는영동고속로를달리며

룸밀러로자주엄니안색을살피며

가끔씩말을건네곤하며강릉가는길

원체가차를타고어딜가시는것을좋아하시고

천리를가도멀미라고는모르시던엄니

정선아라리를부탁드리면

저렇듯바로불러주시던어머니의구성진노래

어느해인가따순봄날을택해서

엄니와안해와셋이서

동해로남해로서해로2박3일을여행하던때

뒷트렁크에찌개꺼리며

쌀이며부식을싣고

아이스박스에한가득엄니입에맞는음식들을장만하여

바닷가에서자리를펴고뽀글보글끓는뜨거운찌개를

따순쌀밥에호호불어가시며들던일

영덕에서대게를발라드리며큰뒷창으로남실거리던

바닷가횟집에서환히웃으시며좋아라하시던일

어느바닷가를지나시며

차안가득정선아라리를시작으로

황포돛대에청춘을돌려다오를부르시다가

오골자글된시집살이이야기로이어지던봄바다의

저구불구불구비구비아름답던

동해안을끼고달리던저길

엄니의기뻐하시는얼굴을보며

내마음안에차오르던행복감을

떠오르는동해의붉은해에실어보던일

그여행길

路情에서

그해早春같이이쁘셨던

울엄니

노구로인해순천의어느모텔에서

병이나셨던그여행길

부리나케돌아오는차안에서몸이부쩍달았던

그불효식이이젠

그행복했던날이다시오지않음에

그날을되새겨보다가

오늘잠시찾은요양병원에서

이젠자식인나도몰라보시고모로고개만저으시는

엄니를문안차뵙고오다가

잠시차를갓길에세워두고

깊은시름으로한숨곁들이다가

대책없이뿌여지는시야를

지동차와이퍼로자꾸닦았는데도

우짠일인지닦아지질않았다

흑,

언제또엄니와강릉으로가는길에서

두런두런이야기를나누며

룸밀러로엄니얼굴을가슴에담아볼꺼나

그해엄니와강릉갔다가돌아오던길에

찍었던황혼녘저사진만남았다

다시는

그날이오지않는단말인가

아,

강릉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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