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冊] 한 점 수묵화, 정유각집

초승달

등뒤로떠오르며

모래언덕사람없고

푸른풀

모래톱

어느길로오려나

마을위로퍼져가는

밥짓는연기

다시금그대를생각하노니

그대오지않아

난간에기대서서

먼눈길

끝없이바라보노라

세월은물과같고

세상일은연기같아

슬픔과즐거움이

눈앞에머물잖네

술데우며

인간세상세월감을근심하는데

마음은어이이리

매달린깃발같은고

문나서벗을찾아가니

손잡아맞아주네

약솥에장작연기

어느덧사라지고

방석앉아한가로움깨달으니

산마루끝하늘이멀구나

별기울고달이지니

이밤어느밤인고

등아래

막걸리마시며

詩지어서문받으려하지않고

책써서이름떨치려는

지난일부끄러워라

이몸장차숨으리니

虛名무엇하나

높은산깊은골에

베옷안고잠이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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