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아, 어여 오시라

새벽꿈에

어머니를뵙고다시잠을이루지못하다

그새벽꿈에는

화창한봄날이었는데

눈을뜨니동지섣달찬바람이

어둔바깥을지나간다

어여봄날이왔으면좋겠다

고삐묶여마굿간에서깊이동면에든

적토마를오며가며매만져보는데

이긴겨울이

올해는유달리지리하고도멀다

언제가입춘이던고?

한달앞으로다가선달력입춘절기를

손으로짚어가며손가락을꼽아본다

봄날이오면

제일먼저적토마馬上에올라

산벚꽃핀山野를달려가며눈물을흘리려노니

그따순봄날까지

울어머니이세상에머물러주실까나?

천주교수녀원자리인요양병원뒷뜰이참넓다

온갖유실수며밭뙈기가엄청너르다

그넓은후원에봄꽃만발할

눈부신봄날이오면

매일을어두운침상에누워바깥바람햇볕한줌쐬지못하시는

울어머니를휄체어에태워수녀원이곳저곳보여드리고

失語에드신어머니귀에대고봄이라고속삭이면서

옛노래를어머니대신구성지게불러야지

봄아,어여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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