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 친구들

소집명령으로오랜만에모인

고향에남아고향을지키는내친구들

오늘주최자인

멧돼지를잡은엽사친구의무용담을시작으로

멧돼지시식을준비해야했다

탄환의용도를설명으로시작된

재미난이야기를들으며목젖이붙어나있는지

자꾸손이목으로갔다

시골에서농사를망치는멧돼지

그멧돼지사냥용으로아예뒷트렁크에

사냥개들의이동차량까지달고다녔다

우선커피한잔으로

행사준비를하고선에본격적으로

모임의분위기를띄워나갔다

아니?자네머리는서리가내렸어?

아?나야걍내비두지만뭤하러염색들을혀귀찮지도않어들?

자네는그래두마누라등쌀을용케도피했구먼ㅋㅋ

쩝!~우케나그럼

저렇게칼솜씨가좋으니

종로통이정재수하에들어가도똘마니는할텐데아깝다

히야~~참내

추운데집안으로들어갈것두읎이하우스로옮기세

그려계수씨번거롭게하지말자구

아..이렇게훈훈하고좋은것을참조오타

어여술이나가져와

낮술한번땡겨야쓰것구먼?

오늘작정하고맘놓고마셔보세나

엊그제*식이가죽었어

당뇨를관리하지못하고병을키우며

허구헌날술만먹더니만그예끈죽었어

우리보다두어해후배지아마?

그려구판장을하는엄니와홀로살더니만그리됐구먼

참안됐어우리는건강관리잘하세나

에효!~우리가벌써죽음의문턱을넘나드는그런나이가됐구먼그려

아?우리어릴적오십후반이면중늙은이축에껴서

동네사랑방노인네뻥치는나이여

맞어울아부지덜나이가지나가고있구먼

물김치하구알타리무수에

직접산을빠대고다니며오함마로낭구를두둘겨도토리를주워다가말리고빻아서

물앙금에서끓여서묵을쑤면먹기는이리쉬워

어찌나허무개그인지몰러

맞어그공임에비하면이렇게공으로먹기가참미안혀

아뭏튼지간에고맙게먹기는먹겠네

아이~~뭘이까짓꺼가지구그려낯간지러워지는구먼?

그래두고맙구먼고마워

어이!~다됐으니가져들가서먹게나

좀덜익었지만서도아쉬운대로쐬주하고어여먹세나

술고파죽는줄알았네어여따라봐

쐬주못먹는자네를생각혀서마누라가따로자네술을챙겼구먼

하이구~고맙고미안혀서우짤까몰르것네

언제자네안식구하구넘어오게얼굴뵌지꽤됐구먼

알았네자네도알다시피요새엄니땀시당최여념이없네언제청국얻어먹으러넘어옴세

그려그려지둘리것네

거참생각보담부드럽네그랴

기름끼없어서건강에두좋겠구먼

어여술을따뤄봐먼노무술잔밑이빠져버린잔을내왔나그래?

하이구~미안혀자한잔쭉들이키고내놔봐

기분참조오타이렇게모이기가힘들어서야원

그려우리자주만나야지농사철시작되면더힘들어지네

벌써씨감자가농협에서나왔어

참세월빠르네

아?자네혼자마셨남먼노무얼굴이그리홍당무여

나만딥따따라주고는딴소리는?

젊은애덜은빨리취하는벱이여

저친구또저런다나만보면못갈궈서안달여안달

그래두자네가제일생일이늦잖은감

그건그려인정할건해야지ㅎㅎ

농협이야기

건강이야기

고추끔에콩끔이야기

농기계이야기

노부모이야기

자식넘들이야기

마누라이야기

농협조합대의원에우리동창이셋이나나온이야기

인삼중간상으로돈을많이벌어거드름피우는친구이야기

전국콩이란콩은죄수매하여거상으로큰동창이야기

하지만인색하여누구도그친구와어울리려는친구하나없다는이야기

인쟈낼모레가환갑인데아직도돈으로세상을다사들이려욕심만부린다는이야기

그리고몸이아파오늘못나온친구이야기

그리고는또술한잔

옅은한숨

다시술한잔

오래간만에뻥을칠것인가

아님섯따를칠것인가

갑론을박에행복하고유쾌한고민에또왁짜지껄

그래도마음맞는우리들은참행복한겨

암그렇구말구이렇게어우러져살아가야지사람사는것이지

뭔독불장군으로돈만쌓다가죽을겨그건아니잖여

그려그런친구가젤불쌍혀

낭중에자식새끼가그은공을알아줄껴?

생각하면참허무한욕심이여

남에게아쉬운소리안하구이렇게농사짓고어울렁더울렁살아가면되얏지

자네참옳은소리만하네그랴

아~~술맛참조오오오타

이런째지는기분을도시애덜은죽어두모를겨암

우리야정년이있어?퇴직당할스트레스가있어

나이좀들었다고누가괄시를혀

그럼그럼ㅎㅎㅎ

아?감주아녀?

그려마누라가우리살림죄거덜나게들고나오는구먼?ㅎ

이것두직접전통방식으로담궜구먼

참맛있네맛있어

시원한것이술이다깨네그랴

친구야

고마워이렇게준비를해놓고맞아주니계수씨한데

따로인사를드려야쓰것구먼?

멧돼지잡아서메고온친구가고맙지

뭘이깐거가지구그려나시방낯간지럽게자꾸그럴껴?

뜨근뜨끈한멧돼지다리썰어올테니술이나더혀

인쟈술이목구녕까지만땅이여

먼걱정이여?사랑방에서자구가면되지오늘갈겨?

아녀실컷놀다가자구넘어감세

뻥이나치세화투목이나내와보게

알았네다준비됐으니술이나더마시게

술만취하면줄음이쏟아져배겨나지못하는지라

술파장을하고는벌려놓는화투판을준비하느라자리를깔고

화투판준비하는일을도맡아펼쳐놓고슬몃뒤로빠져나왔다

찬바람이얼굴을후드득훑어지나가는

고향땅정든산아래양지쪽마을

바깥으로는모닥불을피워놓고

몇몇은얼굴벌개져서모닥불에둘러앉은

고향에내친구들은못다한이야기들을또풀어놓는데

콩깎지타는연기가밭둑을넘어고향마을언덕배기를넘어가고있었다

아,

다정한

고향에내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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