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의 봄날

봄날이오시려는지

종일내포근하였기에점심시간에잠시

선영에올랐습니다

어머니의중환으로명절을쇠지못하게되어

미리그를조상님前에그불효를고하기로하였습니다

이못난후손을굽어살펴주시옵기를

그리고너무아파하시는어머니를조상님의은덕으로

그저편히살펴주시옵기를

서울형님이내려오셔서

함께고향의뒷산선영을오르는내내

침묵으로말이없었습니다

진중한예를갖춰제례를마치고

고향마을이내려다보이는봉분앞에자리를잡고앉았습니다

봄날이가까운지바람에도찬기운이없이

포슬거리는바람이었습니다

세상어디

뿌리없는자손이존재한단말인지요

봄날이오시는포근함으로

윗대조상님의선영을찾아서오르며

조용히어머니를생각하는마음하나로

향을살라봄바람에날렸습니다

참야속한세월이덧없이가고

이렇게속절없이또봄날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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