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삭] 취중서책
BY glassy777 ON 2. 14, 2013
퇴근하여거실에들어서니
왠일인고?
주안상이멋들어지게차려졌것다
요즈음
맛을알아가는백세주와
기장멸치에고추장안주를곁들여
내얼굴짝크기만한부침개와곶감에사과몇쪽
아흐!
이게왠횡재인고?
뭐시라?
발렌타인이란양반이
술에취해발라당누운날이라고라?
허면
나또한그리할것
백세주한병에
어리어리취기가올라오며
초콜렛한입을베어물고
스텐드조도를올려놓고서책에드는
고요한이저녁
(1)
엄마,그땐내가미안했어
지금의내심중과똑닮아있는작가의글을읽어내려갔다
행복한어린시절을만들어준우리엄마
엄마가늙었고
그래서나의도움을필요로한다는것은
이제내가받은것을돌려줄차례가된것뿐이다
엄마의변화를있는그대로받아들이자
엄마에게무언가를돌려줄수있다는것에
새삼감사해야겠다
청춘은퇴색되고
사랑은시들고
우정의나뭇잎은떨어지기쉽다
그러나어머니의은근한사랑은
이모든것을견디며살아나간다
-올리버홈스-
(2)
김옥균,역사의혁명가시대의이단아
김옥균의죽음은씨줄과날줄로엮여짜인
국제적타살이다
김옥균은자신의죽음을예견했다
그의무덤이될상하이행을만류하는지인들에게
[인간만사운명]이란말로죽을때를스스로암시했다
언뜻모험과도전으로점철된그간의삶의궤적과배치되어보인다
어쩌면새로운세상을향한자신의절규에
답을찾을수없는세상에
운명으로맞선것은아니었을까?
김옥균은다재다능한사람이었다
지적호기심이강하고
창조적열정과감성을지닌사람이었다
죽는순간까지꿈꾸었던
조선의독립과개화는김옥균에게너무나무겁고혹독한짐이었다
그에게있어조선문제는피할수도
벗어날수도없는바윗덩이와같은숙명이었다
결국김옥균은조선이라는수레바퀴에이리저리얽혀
이승의삶을마감하고말았다
갑신정변은우리나라근대변혁운동의시발점으로서
확고한역사적자리매김을하였다
사후그는개혁과혁명의상징으로
갑신정변과함께우리역사의한폐이지를굵직하게장식한
풍운아이다
그의묘비명을
유길준이짓고박영효가撰했으며
고종의조카이자대원군의적손인이준용이書했다
뜻이크고뛰어나
작은일에거리낌이없고
선한것을보기를자기일처럼여기고
호협하여많은사람을포용하는것이
공의성품이다
걸출하고당당하여우뚝서서
소신대로행동하고
백번꺾여도굴하지않고
천만번다시가는것이
공의기상이다
쓸쓸한정자는아득한바닷가에있고
지난10년을되돌아보니옛일이티끌이구나
정원의화초는주인이떠나간것도모르고
그시절봄인듯푸르고푸르구나
-유길준의[구당시초]-
(3)
행복한서재
살아보니인생은십년단위로흘러갑니다
그런데남들이하는식으로살지않는게이롭다는걸알게되었습니다
도시공간에서우리는많은일속에파뭏혀살고있지만
신문과텔레비젼을멀리하고
저녁약속도안하는게좋습니다
신문은나의자발적인욕구나어떤것에의해감흥되는
감수성을막아버리지요
일년혹은길게는십년단위로본다면
책이신문보다
좀더정확하고넓은정보를줬다는것깨닫게됩니다
물론그러기위해선책의섭렵을많이해야지요
텔레비젼은즐겁고자하는매체임이분명한데
여기에열중하다보면단순하고즉물적인인간이되기십상이니
이또한피하는게좋아요
-시인지아문화평론가김갑수-
우리가살아가는이시대는디지탈과아날로그가혼재하고
경제가허물어지는복잡한세계에살고있습니다
또한자본주의사회에서외견상풍족하지만
사람들의내면은삭막해지고있습니다
요즘젊은시인들의시를보면
굉장히난해해요
우리문단이7,80年代까지는시가무슨의미인지알았지요
그때는어디로화살을쏘아야하는지를분명히안거지요
그러나오늘날에는과녁이사라졌어요
말하자면어떤것을맞힐수가없는거지요
詩란늦게더디게와서우리들정신적으로풍요롭게만드는데
사람들은늦고더디게오는것을못참는겁니다
즉소외된인간의정신을가지고
이사회를바라보는거예요
詩가이사회를종합하려고하는거지요
사람들이시를싫어할수밖에없는이유죠
시를잘쓰려고한다는것은우리가살고있는
이세상의핵심에가닿는일이지요
그핵심을내말로만들어내고
이세상을자세히들여다보는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