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春日記

아침일찍일어나

소청마루에나가니맑은햇살이빛났습니다

참한가로운마음입니다

이렇게좋은날

조용히산사를오를일입니다

휴일의토요일

안해가게에들러

점심영업준비를도와주면서

충청서예대전에서특선을수상한서예깃발을

카운터뒤켠에운치있게걸개로늘어뜨렸습니다

얌전히써서내린글씨를대하면

스스로마음이

단아해지는느낌입니다

바로차를몰아

산사로향하는한적한길을달려가면서

차안의클래식음악볼륨을한껏올려놓고

천장으로열리는문짝을활짝열어제끼고

맑은봄하늘을올려다보며

차분한마음이되어

산사로오르는길을따라올라갔습니다

대웅전법당마루에꿇어앉아

머리가마루에닿도록손바닥을부처님께향하여

높이높이간구하였습니다

어머님의가련하신투병에

내피붙이혈육을향한애끈함으로

그리고내주위에있는이웃의인연들에게

옷깃을새삼여미고차가운불당마루에한참을앉았자니

아침나절의맑은햇살이대웅전문창살로

고요하고도고즈넉하게비춰들었습니다

손을모두어다시합장을하고

대웅전뒤편으로돌아가

산죽이빼곡한산언덕배기를올려다봤습니다

그리고혼잣소리를중얼거렸습니다

어여봄날이오시어요

어머니와휄체어를타고뜰을거닐기로

데이트약속을했습니다

문득

후드득,스쳐가는눈물바람이

허공을날아올라

추녀끝풍경소리가되어봄하늘로

멀리멀리퍼져갔습니다

집으로돌아와

어머니없는빈방에서서

우두커니있다가소청마루에앉아봅니다

그곳에서

분명봄님을보았습니다

겨우내기다렸던

봄님이배시시웃으며

내귓가에속삭여주었습니다

지난겨울

많이힘들었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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