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아픔

낮에멀리에서

친구가찾아왔습니다

내가학문으로공부한심리학의도움을듣고자

찾아온것입니다

캥거루족속이라는신생유행어가

저잣거리에서쑤근거리는데

그당사자가친구가되었습니다

나이삼십이넘어서도

취직할생각도없이방에쳐박혀컴퓨터게임만일삼다가

밤낮이바뀐생활리듬으로얼굴낯짝한번보기가

여간해서쉽잖다고합니다

울화가치밀어

홧병이들지경에이르렀노라고합니다

심지어

아파트경비아저씨에게도부끄러워져서

뒷퉁수가껄끄러워마뜩치않아

우울증까지올지경에이르렀다고합니다

벼라별설득과이야기가통하질않아

몸둥이찜질이라도하고싶어질마음이라고합니다

그친구이야기를들어주고난연후에

첫질문을던졌습니다

자네가서른살의아픔을아는가?

책에파뭏혀몇년을책만둘러치고살았던

삼십중반의젊은날이있었습니다

지내놓고돌아보건데

그시절은인생의황금기였으며

참행복한책읽기의호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우연하게[딥스]라는책을만났습니다

마음심연으로부터올라오는그무엇을느꼈습니다

심리학에대한관심과

그를알아가고싶었습니다

바쁘게치열하게현대인으로살다보니

어느순간에딥스

그를잊고살게되었습니다

그리고는오십이넘어서는어느날

문득

딥스가보고싶어졌습니다

다시그딥스를읽었습니다

그리고는겁도없이곧바로

서울신촌의Y대학교에신학기등록을마쳤습니다

퇴근하고는맞바로서울로차를몰아올라가는

날들의연속이이어졌습니다

참행복했습니다

삶의수평이아닌

수직을파고내려가샘물을길어올리는심중으로

열심히학문으로깊이깊이들어갔습니다

레포트를작성하면서

수많은참고서적을또섭렵했습니다

참다운인생을알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살아온날들에서

상처에소금을뿌려놓은자리마다에

그아픔들을버거워하던나자신부터

차츰차츰치유의과정을밟기시작하기에이르렀습니다

이얼마나멋진드라마틱한

인생의반전입니까

딥스

딥스를만나기전

어린왕자를일곱번곰씹어읽으면서

읽을수록에벅찬감동으로전율했던

어린왕자

그이상이었습니다

세간에는

두책다시시껄렁한애들이나읽는동화책이라고가볍게읽다가

심드렁하게밀쳐서중도에책을덮는사람들이

의외로놀라도록많습니다

이야기가곁으로빠졌습니다

정성들여배운심리학의학문과

딥스이야기를섞어서

오래도록진지하게친구의절박함에

교감을주고받았습니다

[코이]라는금붕어가있답니다

그금붕어를어항에기르면최대5센티미터를자란다고합니다

헌데수족관에기르면30센테미터자란다지뭡니까

똑같은종의치어인데

흐르는강물에서는

물경130센티미터를자란다고합니다

그친구에게물었습니다

자네는지금어떤치어를기르겠는가

자네가먼저흐르는강물이되어야

자식넘도흐르는강물에서자라게되는것일세

자네가그강물이되게나

자네가서른살의아픔을아는가?

어찌보면

우리들세대보다도

더힘들고고단한자식들세대입니다

우리는구닥다리구세대잣대로

서른살의아픔을이리저리재단하려고하지말아야합니다

울화가치밀고

잘못가르친것이아닐까하는

우울증이엄습해도

짐짓

이해할수있는데까지멀찌기물러서서

은근히기다려주어야합니다

그친구가

눈이벌개져서돌아갔습니다

그리곤오후햇살이밝게비춰드는창가에서

떠나질못하고서성였던하루였습니다

새삼자식세대의

서른살의아픔을혜량해보면서

스스로에게물었습니다

그러는나는

어떤아버지인가?

서산을넘어가는저물녘

붉은황혼을바라보며오래도록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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