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BY glassy777 ON 3. 5, 2013
꽃샘추위가채가시지않은
봄기운
안방으로들어가
콩기름반들거리는
노란장판에귓떼기를대고누우면
따뜻한구들장의온기
봉당에검정고무신한짝
봉당아래에또한짝널부러진
어둑한저녁마당
제비들한둘씩처마밑으로날아들고
허리춤부여잡고
마당가거름자리에
오줌을갈겨대며
진저리를치면
서녘하늘에떠있던
새하얀눈썹달
고구마를묻어놨던
화롯재를헤치면
안방가득퍼지던
달콤들쩍한군고구마냄새
눈물없던시절
아득히멀어
지금은가고없는
할아버지계신흑백사진풍경
이른퇴근으로
선영에올라
할아버지산소아래
돗자리를펼쳐놓고앉아
한가한마음으로따스한봄을만끽하는데
건너산아래에
오두막집
한채
아득히멀어
지금은가고없는
할아버지계신흑백사진풍경
얼마나
더기다리면
그시절이또돌아올까?
혼미한저녁의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