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상정

일전에

그날도매일같이어머니를찾아병문안을드리는데

간병인아주머니의눈이벌겋게돼서

어머니를문안하는내곁으로다가온다

항상내가집중치료실입구에들어서면

제일반겨하며달려와맞아주던아주머니였는데

그날은구석댕이간병인아주머니들이쉬는침대에서

느릿한걸음새로다가오더니말도없이시무룩했다

나는무슨일이생겼다는것을감지했다

어머니얼굴을티슈로닦아드리고

눈가를깨끗이해드리며살피는데

간병인아주머니가더듬거리며뭔말을내게건네오신다

이병원그만두게생겼단다

그것도오늘이마지막이라고하면서

눈물까지주루룩!~흘리는것이아닌가

순간중국교포인이들에게차별적인부당대우와

그에상충되는갈등의고리가풀리지않음을감지했다

내어머니에게향한지극한정성과

울부부와의살가운인연을맺어가면서정이한껏들었다

이아주머니께서어머니께향한남다른관심과조력을

평소너무나고마워했던마음을생각하니

그마음에무언가는도움을드려야겠단생각이나는것이었다

세상사

어려울때는서로가힘이돼줘야지

좋을때만희희락락하다가상대가어려움에봉착하면

가차없이돌아서버리는야속한인정들이횡휭하는현세태

바깥복도로모시고나와저간의사정을

소상히경청하였다

짐작이거의일치했다

중국동포에대한편견과우리네의오만

그로인하여받는근로현장에서의차별대우

그를악용하는사업장

난그들에게동포라는사전적의미라도알게끔

코앞에사전을들이대고만싶었다

우선실장이라는실질적권한행사를하는사람을원무과에서

바깥마당으로불러내서면담을요구했다

다른부하직원들이있는장소에서는

자칫자신의권위를손상케되는것을참지못하고

일이순조롭게풀리지못하는경우를미리차단키위함이다

내신분부터상대에게알렸다

그는매일같이병실을찾아오는나를익히알고있다고말하면서

사무실에서의

왠병원내부의일에관여를하는가..라는

뻣뻣하고고압적이던언행에서

1:1의단둘이되는야외병원뜰이되다보니

태도와몸짓그리고말씨가다소곳아래로내려앉았다

순간일이잘풀려갈것이란예감부터들었다

권위는스스로가품위를지켜줄때에만

대접과인정을받는법

그실장이라는양반의수월한대화에서

여덟명의중국동포들이어려움에봉착하지않게된다면야

내가진능력의쓰임으로값어치가있을것

병원과용역회사간의계약직인이분들의얽히고설킨난맥

각설하고

최종적으로멀리충남공주에있는용역회사사장이

최대결림돌로남게되었다

병원에서의불미스러움으로야기된저간의사건을빌미로

이들모두에게일방적계약해지를통보하고

짐을싸서나오라는것과마지막계산하여정리할

이들의10일치임금각자의60만원을못준다는것

그것을

아직병원측에서건너가지않은용역비에서병원측이

용역회사에송금하기전에이들에게그를지급해주기로결말을지었다

그리고는다시이들의간병인으로이병원에남는것이관건이되었다

이미이분들의계약해지로보따리를싸서

어디론가뿔뿔히흩어지고간병인한양반보이질않고

간호사몇이서동동거리며바빠진사태가발생하였다

다시실장을찾았다

어머니를간병하시는최**아주머니로인하여

병원고객내지는보호자가가지는안도와고마움을이야기하였다

묵묵히듣고있던실장은내이야기에고개를주억이며

전적으로수긍을해주었다

특히어머니를돌봐주시는최**아주머니특유의부지런함과청결함

그리고냄새나는아비규환같은집중치료실의분위기를

항상밝게유지해주는장본인

병문안가면지난밤의어머니상태와아침과오후의변화를

소상히들려주시는것에감동받아

안해가명절이나주말에음식과과일등속을싸서

그분들께가져다드리는마음에서의

진정함으로우러나는인간관계를

이야기하였다

최**아주머니에게그자리에서전화를넣었다

벌써서울남부터미널이라고했다

우선즉시다시병원으로복귀하라는통지를하였다

그리고나는

그다음수순에서는슬몃뒤로물러났다

그이후는

일사천리로아주잘풀렸다

그리고눈물뚝,뚝,흘리던중국동포분들은

용역회사가빠지고

병원측과파격적처우의근로계약이이루어져

한결가벼운마음과

만면에지어지는웃음을지을수있었다

아..보태어한가지더좋은소식

어머니께서인쟈자식인나를다시알아보시는것과

제일먼저까마득히잊고는도리질만하셨던

당신의둘째며느리를알아보시게되었다는것

그것뿐이랴?

간병인최**아주머니의특별배려로

간호사들의허락을득하여어머니의코줄을제거하고

미음을쑤어서간장과깨를뿌려맛나게만들어

어머니를이불초자식대신적극봉양을해주신다는것

어머니눈망울이한결또렷해지셔서

며칠새눈의촛점이허공중에머물지않으시고

내얼굴에정확히와닿는다는것

오늘병문안을드리니혀가많이부드러워지셔서

나와간단한의사표현이가능해지셨다

아흐!~

바야흐로봄님이오시고계셨다

어머니의침상에도

불초자식인내가슴에도가득히..

아..어머니날낳으시고

머리는백발이휘날려도

핸섬한사람이었으면좋겠고

얼굴은주름이져쭈굴쭈굴해도

눈은반짝거리며

맑은사람이었으면좋겠습니다.

지식이부족하고

말주변이변변치못해어리숙하나

내어놓는말은진실하고

정직하였으면좋겠습니다.

제가거하는자리는

조용하고고요하며

공의로우며자비로웠으면좋겠고

어른을공경하고

아랫사람을사랑하여

따뜻한온기가가득하였으면좋겠습니다.

하고자하는일은

우리모두에게이로우며

그어느누구에게나상처를주는사람이아닌

칭찬과위로와격려를주는

그런사람이었으면좋겠습니다.

사람을대할때는따뜻하고평안하여

어느사람이든보고싶고가까이하고싶은

사람이었으면좋겠습니다.

어느사람이든마음을얻어

함께하였으면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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