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하고서울까지올라가니
벌써연극이시작되었다
늦은도착으로인하여입장에난색을표하는
관계자에게충청도에서서둘러올라왔다고사정이야기를하니
조용히입장하라고안내를하여
생전연극구경을못해봤다는친척여동생을대동하고
가까스로2층에착석을하였다
이야기의전개가이미시작되었지만
금새연극의가닥을잡아갔다
사회의복잡한구조에떠밀려
경제적가치를최고로삼아살아가는현대인
그로인한자신의정체성을잃어버리고살아가는
도회지에서의팍팍한삶
그황폐화되어가는삶에서
어렵사리자신을찾아가고자하는인간군상을그렸다
이안개속같은혼미한사회에서한치앞을가늠치못하고
갈바를모르고갈팡질팡하는도시인들의
그늘지고음습한비애
그들에게과연피안으로가는길은있는것일까?
착하고순박하게살아가려고해도
결코녹록치않은현실의높다란벽
그도회지의회색콘크리트벽속에
사방팔방이모두막힌정체성을찾아가는고단한노정
그들에게도봄이오려는고?
연극이끝나고깜깜한정적이
잠시흐르고난연후
박수로서로의교감을주고받았음의감사와격려의박수가
배우와관객사이에한참을이어졌다
나와세살터울인
친척여동생집이바로근처라서
저녁식사를직접지어서이오래비를대접하고싶다고했다
남편과사별하고오랜세월두딸을키워낸동생정란이와
연극이야기부터시작하여살아온인생살이이야기로옮겨갔다
유년의기억을끄집어내서둘만이공유를할
옛이야기로실타래를풀어가듯끝없이이어졌다
어려서정란이는할머니손에이끌려
집안종가집인우리집출입을빈번하게하였다
어려서부터참예뻤던동생은나를유독많이도따랐었다
하지만지금의도회지에서
날개가꺾여새장에갇혀살가는도시인의삶과애환을
아가야청산가자의연극같은인생을
혼자어렵사리이끌고가는여동생의삶
연극을진지하게보면서가끔눈가로손수건을가져가는
여동생을바라보며애끈해지던마음
딸둘을달랑남겨놓고
저세상으로먼저간
그야속한매제를문상하는날
내손을부여잡고하염없이울던여동생
그가슴아픈세월이
어느덧십년이라는세월속에봄날이오고갔다
딸하나를부사관에게시집보냈다
그사위가젊은나이게육군상사까지진급을하여
장모를살뜰히도살피는눈치다
이제하나남은딸을에우고나면
조용한시골언저리에내려가
여생을살고싶다는여동생의소박한바람을
함께감싸안아줄인연은이세상천지간에없는것일까?
그런길동무같은사람이
어여동생과함께해주길애끈한오래비심중으로가져본다
참으로착하고열심히살아온여동생의일생
이제쯤에는그고단함을내려놓고마음하나따숩게서로를보듬어줄
그런행복의파랑새가동생의처마아래에둥지를틀었으면참좋겠다
아가야,청산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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