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 온 집 – 나희덕 –

오래너에게가지못했어

네가춥겠다,생각하니나도추워

문풍지를뜯지말걸그랬어

나의여름은

너의겨울을헤아리지못해

너는속수무책바람을맞고있겠지

자아,받아!

싸늘하게식었을아궁이에

땔감을던져넣을테니

지금이라도불을지펴볼테니

아궁이속에잠자던나방이놀라날아오르고

눅눅한땔감에연기가피어올라

그런데왜자꾸불이꺼지지?

아궁이속처럼네가어둡겠다,생각하니

나도어두워져

전기불이라도

켜놓고올걸그랬어

그래도이것만은기억해

불을지펴도녹지않는얼음조각처럼

나는오늘도너를품고있어

봄꿩이밝은곳으로날아갈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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