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 구름
BY glassy777 ON 4. 9, 2013
왼종일내
과수원언덕배기꽃가지마다에
꽃망울을튀우려고
꽃바람이구름을거세게밀어가던날
맑은봄하늘에
수제비구름이북북서로
빠르게쫓겨넘어가다
급히흘러넘어가는수제비구름을
창넓은창가아래
책상에앉아
왼종일하늘을바래다가
책을읽다가
업무중간중간에
따순찻잔을모아쥐고
말발굽소리가득
마당을가로지르는꽃바람소리를듣다
한무리꽃바람이와와몰려왔다가
소란스레또와르르지나가는
희뽀얀봄마당을
팔짱을끼고
먼그리움에젖어
무연히바라보다
눈부신수제비구름이
남쪽에서흘러와
북북서로쫓겨넘어간날
왼종일
마음밭에
말발굽소리
바람이잦아든저녁
마당으로나가먼데하늘을바라보다
아득히멀어지는수제비구름
저녁이드리운마당
꽃바람이한바탕수제비구름을몰고넘어간
고요한하늘저편
뜨락에서있는꽃가지에
하마매화가봉긋,
봉그렀다
산이온종일
흰구름우러러사는것처럼
그렇게소리없이살일이다
여울이온종일
산그늘드리워사는것처럼
그렇게무심히살일이다
꽃이피면무엇하리요
꽃이지면또무엇하리요
오늘도산문에기대어
하염없이
먼길에바래는사람아
산이온종일
흰구름우러르듯이
그렇게부질없이살일이다
물이온종일
산그늘드리우듯이
그렇게
속절없이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