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못된시에미싸남방구같았던날
책상에서업무일지를쓰는데젊은이들이말하는젓가락데이다.
젓가락질을하는날이라서인지몰라도
퇴근하는데갑자기불고기가먹고싶었다.
해서안해가게로향했다.
화랑공원아래안해의고향후배가고기집을운영하며
가끔씩울가게로와서누나라고부르며들어와한참을노닥거리며
이것저것먹고가는49살홀로生이다.
타향에서는고향까마귀만봐도반갑다던가.
엄청안해를마음적으로의지하며지내는눈치이다.
내가퇴근하며가게로직접오는날이없는데
난데없이들이닥쳐생뚱맞게불고기가먹고싶다니어리둥절
만면에웃음을지었다.
안해는맞바로앞치마를풀어놓고내손을잡아팔짱을끼고는
건물모퉁이돌아몇발짝떨어진진국씨네가게로가자고한다.
그진국씨에게가끔오라는전갈은받지만별로고기를좋아하지않아
사양만하다가생뚱맞게안해손을잡고들어서는나에게
어리둥절한표정으로엄청반갑게맞아준다.
"오늘은손님으로온거여~"
"왠일이세요?두분이나란히우리가게를다오시고."
"아?어여언제적먹은맛난불고기내와봐."
"소갈비는잘안나가서메뉴에서없앴는데돼지갈비로드릴까요?"
"그려..암튼지간에얼릉내와봐!"
"술은뭘로하실까요?"
"불고기에소주아녀?ㅎ"
"소주를입에도안대시면서?"
"일년에한두잔은마셔.내와봐!"
안해와나란히앉아삼국지를연속극으로만들었는지
[조자룡이간다]를한다고티브이아래자리를잡고앉아
지글자글양념숯불갈비를구웠다.
"어라?소주가왜이리싱거운고?"
"오늘술이받는모양이네유?"
"이거25도아닌겨?"
"하이구!~언제적이야기를하시네."
사장님진국씨가자주앞에와앉아잔을따라준다.
내좋아하는된장국을투가리에끓여내와주고선에
누룽지까지끓여서대령해준다.
마음도진국이고
음식솜씨또한진국인진국씨.
맛난돼지갈비포식에소주곁들여두병이나비웠다.
안해와남의가게에와술에취해보긴오랜만이다.
기분도삼삼해지고포만감이밀려올즈음자리를털고일어났다.
만면에주름가득하지만울부부의뜻밖의등장에행복해하는
진국씨의인사를받으며바깥으로나오는데
행복된마음이뒤따라나온다.
헌데공원아래새로생긴떡볶이포장마차가눈에들어왔다.
안해가게에서일하는승아씨와가깝게지내는뚱땡이아줌마가꾸린
새내기포장마차집이다.
안해에게이왕지사사줄거면떡볶이도추가하라고하니
어떻게다드실거냐고의아해하면서포장마차로들어갔다.
떡볶이와순대그리고오뎅을파는데안해는떡볶이와승아씨좋아하는
순대를싸달라고하니마수걸이를했다고입이귀에걸린다.
소주두병술에뽀로록!~취기가올라
떡볶이비닐봉지를들고집으로올라오는데엘리베이터거울에비친얼굴에
수학여행때환상적으로보았던설악산비선계곡의단풍이들었다.
거실에들어서니술이확,올라봉다리는거실의자에놓고
씻지도못하고걍침대로직행했다.
깊은잠에들었다가가뿐히깨어일어고요한가운데시집을꺼내읽다가
일마치고들어온안해손에또들린양념불고기를보고
가게에서나를위해양념갈비를재워가져온안해의따순마음에
또다시은근한행복에겨워지다.
이런저런한담을나누며안해에게쑥찜질을해주다가
내가술만취하면무조건잠에빠지듯쑥찜질을받으면
거실에서그냥스르륵!~잠속으로빠져드는안해의습성으로인해
안해의옅은잠에빠진낮은숨소리를들으며
이소소한저녁한때의풍경에서나는행복을찾곤한다.
3만원의만땅행복.
좋은날의일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