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놈

윤식이형

문상을함께했던

초동친구진협이가이승을떠났다

높은봉우리한마을에

연이은줄초상

텅빈장례식장

영전에

술한잔에커피한잔따라놓고

슬픔에복받치는오열로

친구를조상하고돌아오는늦은밤中

하늘중천으로휘엉청밝은보름달이

차창으로내따라왔다

이별

또하나의이별을고해야하는

이잔인한봄날이다

엊그제내가보고싶다고먼길을달려왔던

내친구진협이

산문밖비닐움막에서

뜬금없이

막걸리에순두부가먹고싶다던

초동친구

이밤中

장례식장계단아래

넋없이서서흐느껴우는

친구아들의어깨를

가만히감싸서안아주고돌아왔다

이찬란한봄날

어린아들이혼자상주가되어야한다

나쁜놈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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