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哀想

새벽까지친구영전에앉았다가

집으로돌아와짧은단잠을

자고일어나다

베란다로나가보니어여쁜작은꽃이

함초롬히피어났다

친구를떠나보내는발인날이라

높은봉우리고향마을로넘어가

한동안차를세우고앉아

이런생각저런생각

꽃들이다투어순서없이마구흐드러지는

이찬란하디찬란한봄날

친구가영영떠나간다

촌각을다투며내애간장을다녹아들게하시는

어머니를먼저찾아가안위를살피다

요양병원뒤뜰로펼쳐진봄

수녀님묘역주변으로

꽃들이지천이다

하얀목련이뚝,뚝,이울더니자목련이

그윽히피었다

성모님앞에잠시기도를올리고

어머니를편안하시게

하느님곁으로모셔가시길간절히간구하다

병실입구에서성이는발치께로

제비꽃이피어나면서

그곁으로벚꽃잎이떨어져

봄바람에

이리저리화르르!~

경각에서산소호흡기를달고힘들게

들숨날숨을가쁘게몰아쉬시는

어머니를잠시떠나

이승을떠나는친구에게로달려가다

봉분을만들어뗏장을입히다가

다시돌아와술한잔

친구와이런봄날이면저앞방링이를빠대면서

허기짐에삠보기를뽑아입에넣으면

껌이되던들척지근하던맛

칠성판에친구를눕히고생전에그리도좋아했던

소주두병을머리맡에묻어주고

봉분높이쌓아그위에

또소주를철철철부어주고돌아서는데

목울대에서끄들려올라오는통곡!

어허라!~달공!!!

선소리꾼의구성진회심곡한소절에

향우회회원들과봉분을다지다가

눈물한줌

잘가라

내사랑하는

초동친구진협아

이봄날

이별앞에퍼질러앉아

울고또울다

이봄날에

또얼마만큼의이별을

더보태야이봄날이갈꺼나

친구를묻고돌아나오는밭머리에서

눈물이앞을가려차를세우다

보고싶다고먼길을찾아와

손두부에막걸리잔을앞에놓고

슬픈눈을그윽히들어나를건너다보며

하던마지막한마디

친구야

사는게너무힘들어

평소같이

속내를내게여과없이쏟아놓던

고향동무의푸념으로만

그냥들었던것이지내놓고보니참말로미안하다

깊은우울증과불면증으로힘들어할때

내가배운학문으로접근하여

심리치료를시도하였으나

그럴수록에더욱견고해지던

방어기제

죽음은눈에보이는것보다가까이에있었다

아,

친구하나살리지못한학문이

무슨소용에닿는단말인고

술로잊어보려고

우울증에서허부적거리다가

8층높이아파트에서꽃잎같이

봄하늘을향해몸을날렸다

친구를묻고돌아나오는길

작년에시집을보낸딸이

무덤앞을떠나지못하고약속을지키지못한아비를

철철히울며울며원망한다

등을토닥토닥

아비를대신해미안하다고말을전해주다

참비겁하고못나디못난아비고

천사같은아내의야속한남편이다

통곡을마치고다시금생각해도

참나쁜놈이다

꽃잎처럼져버린내동무야

슬픔없고고통없는

세상으로부디

잘가거라

고향산천을이리저리돌고돌아

어머니께돌아와병상옆을지키고앉아

기계숫치를

안경을벗어닦으며들여다보다

심장박동수치는자꾸미약해지고

혈압계의숫치를눈물로닦아들여다보고

또들여다보다

오늘밤과내일새벽이고비가되리라는

의사선생님진단을받고

또다시앞을뿌옇게가리는

봄날의哀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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