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다에는

벌써여름이왔습니다

반소매에반바지를입은젊은사람들과

백사장의눈부신햇살에

차마눈을뜨기조차어렵도록

모든것이찬란하였습니다

초여름을즐기러나온

가족단위행락객몇과강아지

바닷물에손을담궈보는

사람들의무리

발자국을남기며지나가면

이내

파도가와서지워놓기를반복하는

나른함이섞인단조로움의

바다

멀리서해조음이다가서는가하여

귀를가만기울이면

솔바람소리

솔바람소리인가귀를모으면

갈매기소리

소주한병앞에놓고

안주도없이

깡소주를마시는중년

멀리서예까지달려와서

바다에다무슨말을하고싶었을까

그저멀리수평선에다

마음을얹으면

그뿐

다른백사장모래위에는

사랑의설레임으로

출렁이는

바다

바다는

같은바다인데..

모터보트에실려괴성을지르는젊음이

바다를가르고지나간자리에

길게이어지는포말이

눈부신

바다

안해를위해

술한병을사다가

파도와함께마시고

수평선과또한잔을마시고

부르는노래

바다멀리수평선까지나아가다가

백사장흰모래밭에

그림자로앉는

바다

바다멀리떠나가서는

돌아오지못하는내청춘도

저렇게아름다웠을까?

두쌍의연인들과함께

청춘으로아름다운초여름

바다

턱을괴고앉아

하릴없이

수평선만바라보다가

하염없는마음이되는

바다

언제까지나

바다를마주하고앉아도

그리워지는

바다

수평선멀어지는

바다

하늘과바다의경계사라지고

아름다운물색으로

가이없는

바다

뛰노는흰물결이일고또잦는
붉은풀이자라는바다는어디

고기잡이꾼들이배위에앉아
사랑노래부르는바다는어디

파랗게좋이물든남빛하늘에
저녁놀스러지는바다는어디

곳없이떠다니는늙은물새가
떼를지어좇니는바다는어디

건너서서저편은딴나라이라
가고싶은그리운바다는어디


김소월의詩

한소절그리움으로읊조리는

바다

그위로

배가지나가고..

조개줍는무리

한가로운

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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