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저것좀보아요.

맑은실하늘과

녹음으로짙어가는자연

그아래.

부처님오신날이

해맑갛습니다.

안해와자주가는

가까운산사를찾아갑니다.

꽃들도화려하고

날짐승들도창공바다를날아갑니다.

선방에들어스님과안부인사로합장을하고

연등에정성껏글을써서매다는마음

경건합니다.

부처님께바칠공양식이

오월의푸르름을건너온바람과

맑은햇살아래

가지런합니다.

지난겨울을건너오신스님의울력이

켜켜로쌓였습니다.

유난히눈이많고매서웠던

지난겨울을이야기합니다.

세상사공으로얻어지는것이

어디있을려구요.

부처님께서오신날이

연중절기에서가장좋은上달입니다.

야트막한산아래

아주작은산사가너무고요합니다.

어느날은안해와둘이서갔다가

스님은멀리남녘바닷가로수행을가시고

아무도없는텅빈산사마당에서하릴없이

햇살과노닐다가올적이한두번이아니었습니다.

그러던어느날

비구니스님홀로계실절마당이비었기로

전화를넣어도통화가안되어몹시궁금하던차에

안좋은소식이들려옵니다.

암으로신장을떼어내시고

남녘바닷가요양원에서요양중이시라는소식을받고

우리부부는너무놀랐습니다.

평소선식으로

채마밭을손수가꾸셔서

우리가갈적마다에소박한밥상을

한상그득히정성스레차려주시곤하셨는데암이라니요.

연락두절상태로지내다가

궁금하여다시찾은산사에는

대학원박사과정의도반이신비구니학승스님께서

대신하여고즈넉한산사를

가끔씩오셔서건사를하시는것이었습니다.

그나마시들했던꽃들도피어나고

백구한마리의밥그릇에도

공양이넘쳤습니다.

여전히꽃들이피고지길두어해

우리부부또한연락이닿질않아안타까운마음으로

하많은날들을바쁜일상에뭏혀잊고지내게되었습니다.

산사마루에걸린부처님.

인도여행길에가져오신사진이라고하셨습니다.

산사를찾으면

저는이사진에부처님의가피를

흠뻑받곤합니다.

부처님께서

그래

이세상살이얼마나고단터냐.

그래

얼마나슬프더냐.

많이힘들쟈?

그래,그래.

내다안다.알고말고..

울고싶으면내앞에서펑,펑,울거라.

그리운사람이멀리에있어가지못하는심사

내앞에소리쳐불러도보거라.

사바세계에서살아감에

녹록치않은일이다반사일터.

내너힘들고고단한일들을

다알고있느니라.

불쌍코가련한중생.

그래,그래.

내안에들거라.

건강을되찾아다시부처님곁으로오신

비구니스님의설법을듣습니다.

어찌반가운속가의인연과비견되리오만

반갑고또다행스러움에

합장을하고무릎을꿇고는귀를귀울여듣습니다.

스님의설법이

먼산에서뻐꾸기소리가들려와잠시뭏히다가

또솔바람소리에뭏히다가는

풍경소리에다시맑아지는귓가.

스님의공양식으로

스님의2年여의빈세월에발길이끊어져

이제는단촐한불자님몇이서

작은마당차일을치고그아래둘러앉아

맛나게식사를하십니다.

스님혼자몇날을준비하셨을

산채비빔밥과돌미나리물김치로맛나게점심공양을마쳤습니다.

스님의말씀에서저는사람이사람다웁게살아가는

참다운행복論을새삼깨닫습니다.

스님은법문을생략하시고

자신의투병담을설법으로풀어가셨습니다.

스님과저는속가나이로치면비슷한연배입니다

또한비슷한학문을공부하였습니다.

스님은불교대학을마치고대학원과정

박사학위과정에서

저또한젊은날에감명깊숙히읽은한권의책

단카스터作[정신력의기적]이란

책을몇번을반복해서읽고는

언제인가는심리학이라는학문에들고져

귀밑머리허옇게변하는52세되는봄학기에

서울신촌의한대학에서

똑같은늦깎이로

공부에대한학구열을스스로감당치못해

나이지천명을넘어서는오십초반에서

또다시온갖지혜와암기와방대한자료를바탕으로

마음안뜰에뜻한바를일구려

상담심리학이라는깊디깊은학문에들었습니다.

종국에는스님의생사여탈에이르러

끝없는학구열로인하여배운학문이

스님의목숨을살리셨습니다.

아산병원암병동에서

몸의암덩이는

일센치미터의종양을수술로도려냈지만

그암세포는자꾸만커져갔다고합니다.

심리학에서말하는5단계를스스로알기에

그를의연히대처하여무의식에서도

의식의연장선에이르는정신세계를유지하고

수술실에서부처님같은미소를지으시며나오셨다고합니다.

최악의악성종양은자꾸커져서

수술후0.5센치미터가더자랐고

다시3개월후에는2센치미터까지커지면서

국내유수의전문병원전문의재수술권고를받았답니다.

항암치료는

몸만망가지며

생명연장의일환일뿐

결국에죽음에이른다니

담담히수술을거부하셨답니다.

스님은심리학적으로일반인들이크게겪는

5단계의방황된고통과시간을압축하여

그를오히려내안의축복으로바꿔내시고는

스스로머리를쓰다듬어주시고

어깨부터발치까지자신을격려하는칭찬으로스스로의

심적의평안을찾아가는길을택하셨습니다.

맨마지막에는

대수술로이리저리두군데의긴복부흉터부분의

암덩어리를쓰담쓰담쓰다듬어주며

내몸의일부인너를친구로삼아

나는너를거부함없이사랑한다고

암을순연히수용하였답니다.

그러기를해를넘기고나서

다시병원에서정밀검사를받아본결과

한세포가몇십만개의핵분열을거듭하던암세포의

성장이정지하였단검진결과차트를들고

암전문의는고개를갸웃또갸웃하였답니다.

죽음이찾아오면담담히맞이하리라는굳은佛心.

암에이르기까지

몸관리를잘못한자기자신

지난과거를절대원망치않고

극심한고통을수반하는현재를순연히

있는그대로를인정하고타협하고수용하는

심리학적학문메뉴얼을대입하여극복하여

과단성있게헤쳐나가신것입니다.

모든사람들은몸의건강만우선시하지

정작더重하고큰부분을차지하는

정신건강부분에는다들취약하게여겨살아들갑니다.

건강이위태로움에들었을때는

마음의건강을정신똑바로차려세워서

굳건히정립하면

몸의건강은섭생과심적치료로서

극복이되어진다는이론입니다.

이이론을일반사람들은절대간과합니다.

그것이의사들의시한부선고판정을

그대로따라삼개월,혹은육개월을정확히살고

암과의힘겨운투약과수술의반복만

재차받으며초주검에이르러서는

주위가족과생전살뜰히모아온

유산을거의소진하고서야

죽음에이르곤합니다.

심리학적인학문을전혀모르는

일반의료과목만터득한의사들의

사형선고같은기일에맞춰고통속에살고는

그예끈우매함으로죽음에이르곤합니다.

긍적적이고진취적인삶의진지한태도.

제일의덕목으로

남에게서스트레스가건너오지않게

내스스로로남에게건너갈오만과무례를부단히간수하고

정신수양을게을리하지않아야하겠습니다.

옛말에만석꾼이열석꾼의쌀가마를욕심내어

그를탐하여팩팔번뇌로뻗친다고합니다.

주위에는돈은많이쌓았으나

사람의격을쌓질못하여

거죽만풍족함으로

정신수양을쌓지못한허기진속안은

철저하게인색하고가난하여

평생을

가난에쪼들려살아가는중생들이부지기數입니다.

저는자연에서모든이치를배워

시골살이의소소한일상을행복으로변환시키는재주를

스스로터득하여살아갑니다.

혹자는서울달동네학꼬방집의햇볕한줌안들어오는

지하방에살아가는서울특별시민께서

시골무지렁이로살아가는나를

아주가여운사람내지는경쟁사회에서도태되어

변방으로밀려난무능력한사람으로보는사람들이간혹있습니다.

제가보면오히려미망에서깨어나질못하는그생이

말로표현해도이해치못하는그우매함이

안타까울따름인데말입니다.

맑은공기와

건강한먹거리섭생이

사람으로살아감에얼마나

重함인데돈의척도로만이세상을

재단하고사람을평가하려는치졸함에서

깨어나지못하고세월에둥둥떠다니는

부평초같이살아가는중생이

의외로주위에너무많습니다.

사람은나이가점차들어가면서는

절대자연친화적으로살아

자연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연인으로

자연을깨달아살아갈일입니다.

이무궁무한대의

자연의품안에들어진정한행복의정한이치를

알아가며살아갈일입니다.

범사에행복함을인지하여그행복함을

오롯이내것으로만들어가며

눈만뜨면논과밭과산들을품어살아갈일입니다.

부처님前

이아름다운날을

봉축합니다.

사찰음식의포만감을안고

내친김에처가로향하였습니다.

경북상주에서

처남들이모두큰처남을따라

의정부에둥지를잡았습니다.

젊은날

큰사업의실패를겪어내신

육십중반을넘어가시는큰처남께서는

변두리산아래로옯겨가집을장만하시고

텃밭을일궈자급자족적인자연친화적삶을영위하십니다.

집뒤가말그대로우거진山林입니다.

낮인데도어둑한숲이바로뒷곁입니다.

수령이꽤된나무들이있어

밤으로는산짐승소리도들려오는청정지역입니다.

총각시절시골에서농사를

지어보신경험이살아나서그예끈

뒷곁비얕을일궈밭도만들었습니다.

뒷곁처마아래에는미나리광을만들어밥상에올리는데제가껌뻑,빠집니다.

미나리가있는물이흐르는고랑으로낙화가분분합니다.

집옆에저기름진밭에는무엇을심으셨을까요.

닭장에저실한토종닭은

아마도여름한철가족모임이지나면

샛노란병아리가차지하고앉아삐약거릴것입니다.

^-^,

자꾸뻐꾸기소리가열락으로들려옵니다.

뻐꾸기소리한번에

상추가한뼘.

꾀꼬리울고날아간밭머리에

심심파적으로끅쟁이를긁어일구신

텃밭의먹거리들이또한뼘.

불도화화려하게피었다고

그를키재기하려

또한뼘.

오월은모든만물을소생케하여

성장으로일궈가는연중최고의上달입니다.

누구나마음이순해지고

감성이풍부해져서

물초롱에담겨진

신선한물마냥

졸졸졸…

미나리광에서흘러

채마밭을지나

텃밭머리를

지나서

능수버들우거진개울로흘러갑니다.

오월이흘러갑니다.

갑자기산윗쪽숲으로사라진처남께서

가시오가피와뭇남새를갈무리하여

한아름안고내려오셨습니다.

처가거실에내걸린안해의붓글씨족자도듬직합니다.

오늘저녁을저푸성귀와산나물과

채소들과막된장에산도라지가

입안가득신선하고도행복가득찬

건강식단을만들어줄것입니다.

금새안해와합작품인밥상이거실가운데로차려지고

5年묵혀숙성시킨적포도주가주안상겸

또올라왔습니다.

포만감에옥상으로올라

오월의맑은하늘과

멀리북한산자락

가까운곳의수락산자락을무연히건너다봅니다.

저와안해는지난겨울월정사에서의

황혼기단기출가수행을밀착취재한

부처님오신날SBS특집방송을시청치못함을

지인들의전화와문자를연신받으며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오늘

부처님의가피로

참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하루

취기가돌면졸음이쏟아져

천상

처가에서자고내일아침에나내려가야쓰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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