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친구

느티나무시원한날에

어머님을하늘나라로모실적에

장지까지찾아와마음을어루만져주었던

고향의향우회선,후배들의모임이있는좋은날

강원도원주에전원주택을짓고

조용히살아가는초동친구집의유사

친구집정원이

시원하니울부부를맞아준다

세상모든번잡함에서비켜앉아

자릴틀고앉은자리가

치악산을앞에두고

백운산을뒤로둔

강원도산골

오랜만에보는고향의선,후배들이

먼저와서준비에분주하다

여름에는보신에좋은

보양식이최고라며삼일전부터

고생한흔적이역력한데

집뒷마당아래물가에

텐트한동쳐놓고

그림책삼매경

음식도참많이도준비한제수씨의

정성어린상차림

높은뱅이촌사람답게

어릴적엄니같이

음전하게앉은

장독대

언제나침묵으로일관하며사람좋은웃음만

가끔씩보여주는어린날의동무는

고향마을높은봉우리를지키며

유일하게고향땅을일구며

농사를꽝꽝짓고사는

내초동친구영환이

너의얼굴이

곧나의자화상이고

높은뱅이의얼굴이것제?

거하게산나물보양식이곁들인상차림에

포만감이지나쳐안해와함께

산골마을윗쪽으로산책을

나가는길에만난

시골촌로

문득생각나는어머니

어머니께서하늘나라로가신지한달

시름없이핀하얀꽃무더기속에

가만히어머니를불러보다

어머니,

작은산아래의좁은공간의

한뼘땅뙈기에도

밭을일군

산길

어머니도이봄

불도화로피어나셨을까

꽃을유난히도좋아하셨던

생시의엄니를뵈온듯

가만쓸어보고

보듬어보다

팔각정에앉아

청랭한산골짜기바람을맞으며

멀리산을건너다보는데

눈앞이흐릿하다

어머니

그나라에도

모내기분주하고

뻐꾸기한나절울던가유?

언제까지나

이못난자식의가슴에

묵직한바위로남아계실건가유

할수만있다면어여

어머니를송홧가루마냥

멀리멀리떠나보내고싶습니다

어머니,

아무도없는이층으로올라가서

은행나무로거실바닥을깐

데라스에나가우두커니

못피우는담배라도

한대피웠으면

좋겠다

저녁

술에취하고

정성된음식에취하고

고향향우회선,후배에취하고

슬그머니찾아들은취침용

외딴방에들어

무릎을꿇고

성호를

긋다

다시깨어일어보니

새벽3시를막지나가고

사위는까마득히멀고어두워

더듬더듬화장실을찾아아랫층으로

까치발을들며내려가다가

발에걸리는고향친구

놀라서다시금

고양이

걸음

밤내귓가를흐르던물소리

밤내가슴을흝고지나가던바람

여명이채밝기도전에

옥상으로올라가

고요한맘으로

앞산머리를

응시하다

운동복차림으로

안해가나오길기다리는

초동친구집마당

개울물소리더욱높아지며

아침이맑다

사람은자연에들어살아갈일

이집주인장인초동친구역시

저외롭디외로운외나무다리를건너듯

아슬아슬살아온과거사를부여안고

몸과마음이만신창이가되어

쓰러지듯찾아들은산촌

중학교를졸업하고

집이너무가난하여충주어느목공소보조로

십년세월이흐를즈음독립하여일군

작은목공소로한점혈육

동생을데려다가나란히

일궈간형제목공

결혼도하고

돈도벌며잘살아갈즈음

기계에손가락이셋이뭉텅,잘려나가며

인생이꼬이기시작하였다

그이후로고향과도소식을끊고

누구도모르게연락두절로

살아가길또십년여

혼자산골에들어토방한채짓고

홀아비로외롭게살아간다는

친구의우울한소식이

간혹씩들려왔다

그러다가

새로운인생을시작했다

고향대소사에참석하게되었지만

아무도친구에게근황을묻지않았다

그냥묵묵히건너다보는것으로

그윽히친구가슴을쓰담쓰담

이심전심이오갔다

그렇게

소리소문도없이

작은체구에야무진여인을얻어

이곳강원도산골로들어와

오늘의향우회유사를

거나하게치룬

좋은날

안해와산책을나가던길가양

계곡물에서세수도하고

맹물로양치도말끔히

마음도상큼상쾌

이깊은골짜구니에는

이제사두룹이

한창

산길이오르막

내리막

인생길도오르막

내리막

슬픔도오르막

내리막

즐거움도오르막

내리막

사랑도오르막

내리막

그리움도오르막

내리막

가여움도오르막

내리막

보고싶은얼굴도

엇찔,엇찔..

오르막

내리막

산아,

그리운山色

산아,

그리운산길

속잎피는

산아,

첩첩산

그넘어넘엇산

산아,

초록빛뚝,뚝,

슬프도록그리운먼산아

어머니

저외딴골

밭머리께서있는

한개바위같이살아가고져

속잎피는봄이좋아

산에산에

살고져

후미진골짝에

앞산과뒷산이맞닿을듯한

심심산골로들어가

가파른

앞산능선과뒷산능선에다

빨래줄을매서늘어뜨려

님의옷을널어놓고

그곳에

한봉도치리라

골짜기에밭을일궈

씨앗도심으리

쟁기로갈아엎은고랑마다에

비닐로슬픔을덮어

그렇게한세상

살다가리

옛날보리피리로불어주시던

아부지의노래가사그대로

가아련다떠나련다

못싸아~~~~~라두내는좋아

외로워도나는좋아

유정천리

비가오네

무정천리

눈이오네

무정한세월

무정한인생선

찰밥에서리태얹어

감칠맛으로지은

아침밥상

주방복작거리는

형수에제수씨

이좋은날을차려내온

고향친구내외의

새로운인생출발

그리고

내다정한

고향의친구들

언제까지나변치말자

고향에友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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