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잡풀

끅쟁이와호미자루를챙겨

스스로자청하여

잔디밭으로웃자란잡풀을

심심파적으로뽑다

어제

비를흠뻑맞고

깊이뿌리내린풀을

뿌리까지파가며뽑고나니

마음안뜰이다개운하다

날씨가제법初夏를치닫다

밀집모자안으로흐르는땀

토시로배어드는땀

시원한냉수한잔

벌컥,벌컥

문득

어머니와나란히

고추밭고랑에앉던추억이떠오르다

방학이면어머니가안쓰러워

책읽기욕심을내려놓고시골로내려와

농사일을거들며머물다올라가던

보름여의방학기간

오전내

흙냄새와산들바람이

풀섶에서튀어오르는청개구리만큼

마음안뜰가득상긋하다

한가로움으로잡풀을뽑다가

책상으로다가앉아

책을일구다

마음안뜰을일구다

살면서

가끔씩은이렇게

마음의잡풀을뽑을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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