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향을 품었어라

이른퇴근으로

안해가차려놓은막걸리한잔들이키고는

베란다소청마루에누우면뻐꾸기소리에스르륵,눈이감켜오는고향

잠이깨어보면읍내불빛들이하나,둘꽃밭처럼켜지면서

논배미에서아득히들려오는개구리소리를따라

흰고무신닦아신고거니는고향

환갑나이가가까워서야

욕심을줄이는지혜를비로소깨달아

욕심줄인만큼확장되어지는행복이

내면의고요함으로생성되어진다는진리가

참眞행복자리로너른들판같이펼쳐지는고향

고단할것도없는출,퇴근의일상에서

일주일에책세권은꼭읽고야말겠다는스스로를향한마음밭을일궈가는고향

초동친구가보고프면한달음에넘어가서

서로간에농사일과직장일로잠시적조했던시간을좁혀가며

빙긋한미소로농사이야기에막걸리한잔으로깊어가는고향

조부모님과부모님이생각나면훌쩍

점심시간에라도찾아가선산에자리를깔고

무연히고향마을을바라보며고요로움의한가함에드는고향

고마운사람과오손도손살아가는

나훈아의노랫말같은너와나의고향

마음이헛헛한날이면

바이크에올라고향산천을한바퀴돌아서

고향뒷산언덕배기에서유년의고향을내려다보다가

어둔밤길을돌아와달아래마시는한잔술이있는고향

점차나이들어가면서

탯줄끊어묻어놓은고향땅에서살아간다는것은

세상사무엇에도견주지못할행복자리임을..

황혼녘귀로에서

타관에서헤매도는고단한마음으로

무엇을더욕심부려

무엇을쫓아살아가려오

아,

나는多幸의행복됨으로

느즈막의餘生에서고향을품어한갓되이살아가리라

고향,고향,내고향

언제든가리

마지막엔돌아가리

목화꽃이고운내고향으로

조밥이맛있는내고향으로

아이들하눌타리따는길머리엔

학림사가는달구지가조을며지나가고

대낮에여우가우는산골

-노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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