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동부콩

퇴근하며현관을들어서는데

이더운복더위한낮에안해가장에서

동부콩을사서까다가놔둔채로가게에나갔다.

여름입맛이없으면

동부콩을밥에넣어주면

아주간단하게입맛이돌아오곤하는데

유년기부터곡식중에서제일은동부콩으로알고자랐다.

군대가서부모님께

첫편지를쓰라고했을때도

휴가가면동부콩섞인밥을해달라고할정도로

유별나게동부콩을좋아했다.

뿐이랴?

어머니께서가마솥에찐빵을찌는날에도

삼베깔개위에동글동글뽕그랗게부풀어오른찐빵에도

숨숨동부콩이박혀서부엌에서군침이돌아껄떡거리며어머니를채근했다.

할아버지계신사랑채에먼저내다드리고난연후에야

한개맛배기로주시곤했는데

손바닥에델정도로뜨거운찐빵을

이리저리손바닥을번갈아가며식히면서

마당을지나화단가멍석에앉아

초가지붕위로뭉게구름이피어오르는모양새를올려다보며

야금야금베어먹었다.

이저녁.

안해가까다가만동부콩을까다가

그만어머니생각에까던손을멈추고저물어가는베란다소청마루에서서

서산을넘는새들의V자행렬을바라보다가

고얀히눈가가화끈해졌다.

어머니,

어머니가시고식탁아닌상에서식사를하네유.

어머니방문앞에놓인식탁에앉으면

마음이짠해서에미가귀찮더라도

장에서상을사다가

거실바닥에서

먹네유.

시방도애비는동부밥을푹,뜨질못하고

아껴가며야금야금돌려서먹네유.

그냥물을말아서먹어도맛난

이동부콩을어머니도엄청좋아하셨어유.

어머니첫번째맞는

명년꽃피는봄날의젯상에는

젯밥에동부콩을많이넣어올려드릴께유.

어머니,

이맛난동부밥을

이저녁어머니와겸상을못하네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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