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일기 (선영, 해넘이)

5.

고향에는시방

빈들이자꾸만늘어갑니다.

길가에는하늘하늘한

코스모스가지날때마다

저좀보아요..저를좀보아주세요.

자꾸손짓하여부릅니다.

산밑외딴집

텃밭도텅비었습니다.

산밑밭작물도

이제며칠상관으로갈무리를할것입니다.

가을산은더욱깊어지고

가을볕은하루가다르게점점따갑습니다.

가을빛을띤

먼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냇물이

모래바닥을보이면서

맑고차가워졌습니다.

가을바람에

나날이구름은높아

아득하니하늘저편으로멀어집니다.

여름내지은농사를갈무리하는

밭가에선농군의마음도가을입니다.

쨍하니높은

가을하늘에비행기한대를

이마에손을대고한참을올려다봅니다.

가을바람을따라오다보니깐두루

자연스레내고향마을이건너다보입니다.

초동친구들도떠나가고

부모님도떠나시고

황새도떠나간

고향.

가을빛아래

고향마을을건너다보려니

고얀히쓸쓸해집니다.

구름이흘러넘는

선영으로올라온김에

조부모님산소에엎디어절을합니다.

한동안앉았는데

해넘이를하는저녁빛이길게

무릎아래로드리우는고향.

저녁빛을받은

끝간데없는옥수수넓은밭도

산그늘로멀어집니다.

한낮의땡볕으로들판이

차츰씩여물어가고

고향하늘더욱

높습니다.

해넘이를

등에지고

두팔을벌려봅니다.

하릴없이

허수아비나되어보는

내고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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